불법의료광고, 과도한 진료비 할인, 과잉 진료 등 비윤리적 진료 행태가 치과 의료 환경을 위협하는 가운데 젊은 치과의사일수록 이러한 유혹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협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이 발주한 ‘덤핑(저수가 과잉진료) 치과의 정의·실태·대안마련에 관한 연구’(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사회구강건강연구실)의 일환으로 진행된 치과의사 회원 2067명 설문 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설문에서는 응답자를 청년(만 39세 이하), 중년(만 40~49세), 장년(만 50세 이상)으로 나눠 조사를 진행했다.
우선 ‘주변보다 수가를 낮춰서 환자를 유치한 경험’에 대해 청년의 경우 15.6%로 중년(13.2%), 장년(9.2%)보다 많았다. 또 ‘의료광고심의위원회 심의를 받지 않고 광고한 경험’도 청년이 9%로 중년(5.6%), 장년 5.3%)보다 많았고, ‘기업형 사무장 치과에 고용돼 근무한 경험’도 청년이 7.7%로 중년(3.4%), 장년(3.6%)보다 역시 많았다.
과잉 진료의 유혹에도 역시 청년 치과의사들은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예방처치해도 될 치아를 충치로 진단하고 수복한 경험’이 청년은 23.2%로 중년(15.4%), 장년(15.1%)보다 더 잦았고, ‘보존치료 해도 될 치아를 발거하고 임플란트 식립한 경험’도 청년은 24.4%로 역시 중년(22.8%), 장년(17.6%)보다 더 흔했다.
다만 ‘보조인력에게 위임진료를 지시하거나 방임한 경험’은 청년(12.9%), 중년(12.7%), 장년(13.5%)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상담실장이 치료계획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은 경험’은 오히려 장년(21.2%)이 중년(17.2%), 청년(17.8%)보다 더 많았다.
이 같은 비윤리적 진료 행태가 젊은 치과의사에서 더 잦은 이유로는 주변 치과와의 경쟁으로 인한 손실과 위기의식을 더 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에서도 ‘타 치과의 낮은 임플란트 가격’으로 인한 매출 손실을 청년은 -36.3%로 답해, 중년(-33%), 장년(34.1%)보다 더 크게 느끼고 있었다. 또 ‘타 치과의 불법 과잉 광고’로 인한 매출 손실도 청년은 -27%로 답해, 역시 중년(-25.3%), 장년(26.2%)보다 더 컸다.
‘타 치과의 직원 빼가기’에 대해서도 청년은 -25.5%의 매출 손실을 보고해 중년(-21.2%), 장년(19.7%)보다 컸고, ‘타 치과의 진료 시간 연장’에 대해서도 청년은 -23.1%를 보고해 역시 중년(-19.4%), 장년(-16.9%)보다 더 컸다.
‘치과의사로서 자신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서 ‘어둡다’고 답한 비율도 청년이 48.5%를 차지해 중년(47.7%), 장년(37.2%)보다 높았고, ‘주변 치과와의 경쟁 압박’을 ‘많이 느낀다’는 비율도 청년이 62.5%로 중년(59%), 장년(49.4%)보다 크게 높았다.
책임 연구자인 한동헌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는 “치과의사가 갖춰야 할 윤리의식과 책임감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실태 조사가 필요하며, 체계적인 윤리 교육과 자율적인 징계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며 “치대 교육에서도 동료 평가 등 윤리적 자질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