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오는 6월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클럽 월드컵이 올해부터 32개팀이 참가하는 메이저 대회로 확대 개편되면서 일정이 꼬인 영향이다.
스포츠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는 6일 EPL 사무국이 클럽 월드컵에 참가하는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를 배려해 2025~2026시즌의 개막 일정을 연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FIFA는 6월 15일부터 7월 13일까지 미국에서 조별리그를 거쳐 토너먼트(16강·8강·4강·결승)에서 우승컵을 다투는 클럽 월드컵을 개최한다.
맨시티와 첼시가 클럽 월드컵 결승전까지 진출한다면 최대 7경기를 치르게 된다. 그리고 한 달 뒤에 곧바로 8월 16일 개막하는 EPL 준비에 들어가야 하는 고난한 일정이다. 보통 선수들이 시즌이 끝난 뒤 3주 안팎의 휴가를 보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새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이 열흘 남짓에 불과하다. 다른 팀들처럼 프리시즌을 소화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기존의 메이저 대회인 월드컵이나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역시 비슷한 일정으로 열리지만, 클럽 월드컵은 팀 전체가 소화하는 일정이라 더욱 타격이 크다.
EPL 사무국도 고민이 많다. EPL을 대표해 클럽 월드컵에 참가하는 만큼 두 팀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 토니 스콜스 EPL 최고 축구 책임자(CFO)는 “우리도 클럽 월드컵 문제를 검토했다”면서 “EPL 역시 FIFA에게서 클럽 월드컵 일정을 강요받은 입장이다. 차기 시즌 일정조차 경기들이 빼곡하게 짜인 상황이라 개막 일정 조절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EPL은 겨울 휴식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컵대회도 2개(FA컵·리그컵)라 경기 숫자가 다른 리그보다 많아서 생긴 일이라는 얘기다.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지난해 10월부터 EPL 사무국에 일정 변경을 요청했지만 결국 설득에 실패해 “정말 고맙다”고 비꼬았다.
클럽 월드컵에 대한 불만은 선수들에게서도 속출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네이션스리그를 출범시키면서 A매치가 늘어난 상황에서 클럽 월드컵까지 생겼다. 맨시티의 로드리는 “선수들은 파업도 생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