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를 이기려고 하지 마시고, FC서울, 포항 스틀리서, 울산HD, 제주SK, 대전하나시티즌을 잡으면 우승에 가까울 겁니다."
프로축구 K리그1 광주 이정효 감독이 전북 현대 거스 포옛 신임 감독에게 리그 정상에 오를 수 있는 힌트를 줬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5일 오전 11시 서울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참가 K리그 4개팀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올 시즌은 챔피언스리그엘리트(ACLE),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따른 영향으로 오는 15일 역대 가장 이른 시점에 개막한다.
이날 행사에는 ACLE 리그 스테이지를 앞둔 울산 HD, 포항 스틸러스, 광주와 챔피언스리그2(ACL2) 토너먼트에 돌입하는 전북이 참가했다. 이 자리에선 챔피언스리그보다 개막을 앞둔 K리그1 관련 질문이 더 많았다. 특히 한때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로 거론됐던 유럽파 포옛 감독이 집중 조명을 받았다. 포옛 감독은 승강 플레이오프에 추락했던 전북을 재건할 중책을 맡았다. 이 때문에 그는 사실상 이날의 주인공이었다.
이정효 감독은 이 자리애서 "아까 말씀드렸듯, 전북이 내가 말한 팀들을 이겨야 우승할 수 있다는 걸 한 번 더 이야기하고 싶다. 광주하고는 천천히 해주길 포옛 감독에게 한 번 더 전한다"고 덧붙였다. 자리에 동석한 김판곤 울산 감독은 "포옛 감독을 정말 환영한다. 세계적인 명장이 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우리에게도 귀감이 될 것 같다. 우리가 기대하는 선진적이면서 다이나믹한 축구를 보여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태하 포항 감독도 "지난해 처음 부임했는데, K리그는 진짜 어렵다. 전북이라는 팀이 항상 높은 위치에 있다가 엄청나게 추락했다. 명가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많은 일을 하셔야 할 것 같다"며 포옛 감독에게 행운을 빌었다. 포옛 감독은 시종일관 조심스런 모습이었다. 그는 "K리그에 온 건 한국 축구를 배우기 위해서다. 선수나 리그 특성을 빨리 알수록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일한 외국인 감독으로서도 책임감을 느낀다. 축구는 항상 부담감 속에 치른다. 그걸 떠안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물론 포옛 감독도 우승 욕심은 있다. 참석한 4명의 감독이 트로피에 손을 올려놓는 단체 사진을 찍을 때 드러났다. 김판곤 울산 감독, 박태하 포항 감독, 이정효 광주 감독은 트로프에 손을 올렸는데 가장 오른쪽에 선 포옛 감독은 주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바로 옆에 선 이 감독이 트로피에 손을 올려야 한다는 동작을 취하자 그제야 그렇게 했다. '트로피를 미리 건드리면 우승하지 못한다'는 축구계 속설 때문이었다고 전북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