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이민자 노동력 딜레마

2025-10-12

일본은 인력난이 심각하다. 급격한 인구 감소·고령화와 노동 수급의 불균형으로 문제가 악화 일로에 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일본 경제의 의존도는 계속 증가한다. 지난 10년간 노동력 증가의 40%, 즉 약 140만 명의 신규 노동자가 외국인이었다. 지난해에는 외국인 노동자 34만 명 이상이 입국했다. 정부 예측의 두 배에 달한다. 외국인 노동자는 대부분 기간과 직업이 제한된 비자를 소지하며, 주로 저임금 육체노동에 종사한다. 제조업, 대면 서비스, 건설 산업은 이제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운영이 어렵다.

외국인 노동자의 급격한 유입은 지속 가능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열악한 근로 조건, 불법 고용, 비자 초과 체류, 인권 침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동시에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일본 사회의 인식이 점차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외국인 노동 제한을 주장하는 우익 정당 참정당이 예상 밖으로 약진한 것은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유엔 세계인구전망에 따르면, 앞으로 수십 년간 일본의 연간 외국인 노동자 유입은 약 15만 명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속도라면 일본의 노동 연령 인구는 2035년까지 8%, 2045년까지 15% 감소할 전망이다. 2040년대에 노동 연령 인구를 안정화하려면 일본은 매년 50만 명의 외국인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경우 2060년까지 일본 인구 내 외국인 비율은 현재 3%에서 30%로 급증할 것이다.

최근 민족주의 정치인들의 약진은 일본이 대규모 이민 국가로 전환할 준비가 부족함을 드러낸다. 일본 사회는 외국인을 ‘손님’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며, 이는 외국인 혐오와는 다르지만 포용과 변화에 대한 저항을 반영한다. 많은 일본인은 경제적 필요성에 따라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이면서도, 그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완전히 인정하는 데 주저한다.

경제적 과제도 만만치 않다. 외국인 노동자를 사회에 통합하려면 사회보장 시스템을 강화하고 이민자 자녀를 위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재정 여건이 어려운 일본이 이러한 정책의 비용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외국인 노동자가 세수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사회적·재정적 부담은 불가피하다.

일본은 이제 중대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노동력 부족 해소를 위해 외국인 노동자 유입을 확대할 것인지, 아니면 전통적 정체성을 고수하며 경제적 침체를 감수할 것인지. 어느 길을 선택하든, 일본 사회는 보다 포용적이고 유연한 자세로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그 길은 순탄치 않다.

나가이 시게토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일본 대표 전 일본은행 국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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