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적으로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청소년이 15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전자담배 이용자는 1억 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13~15세 청소년이 최소 1500만 명으로 집계됐다. WHO는 전자담배가 성인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과는 별개로, 니코틴 의존의 연령대를 낮추고 있다고 경고했다.
WHO는 “청소년이 성인보다 전자담배를 사용할 가능성이 평균 9배 높다”며 담배업계가 어린이·청소년을 겨냥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보고서는 WHO가 전자담배 사용 현황을 전 세계적으로 추산한 첫 사례다. BBC 등 외신은 흡연자 감소에 직면한 담배 기업들이 전자담배 시장으로 방향을 바꿨다며 “니코틴 중독의 새로운 물결을 부추기고 있다”라고 전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담배 업계는 정부의 규제를 피하려고 새로운 니코틴 제품을 만들어 젊은 세대를 공격적으로 겨냥하고 있다”며 각국의 규제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WHO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자담배 규제 정책을 아예 마련하지 않은 국가는 62곳, 구매 연령 제한이 없는 국가는 74곳이었다.
또 청소년기에 흡연을 시작한 이들은 비흡연자에 비해 매일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가 될 확률이 3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 허버트 워트하임 공중보건·장수과학대학 연구팀은 지난 2021년 전자담배가 상습적 흡연으로 이어지는 경로라며 “처음 시작하는 담배 제품이 일반담배에서 전자담배로 바뀌었을 뿐 결국 일반담배를 피우게 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WHO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흡연 인구는 2000년 13억2000만 명에서 2024년 12억 명으로 줄어들었다. 남성의 흡연율은 2010년 41.4%에서 2024년 32.5%로, 여성의 흡연율은 같은 기간 11.1%에서 6.6%로 줄었다. WHO는 이 같은 추세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여전히 성인 5명 중 1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