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헌의 시와 그림] 산책 4계: 겨울

2025-02-06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송선헌 대표원장

‘입동~입춘’까지의 겨울은 ‘동작 그만’처럼 보인다.

산은 이제야 늘씬한 자태를 드러낸다.

덜 추운 날 산에 가보니 사람들의 희망이 가득했다.

같은 산에서도 음지에는 얼음덩어리들이 보라는 듯이 살아있다.

바람은 턱이 아프도록 상쾌하다.

사람을 조심하라고 숲에 가로등이 생겼다.

사과와 반건시 곶감을 파는 상인들이 입구 자리를 차지했다.

어류 불법포획 금지라는 뜻은 얕은 도랑에도 고기가 산다는 뜻이다.

많은 묘지들이 자리하고 있음이 겨울이 되면 방사선처럼 바로 보인다.

사랑의 효과를 실험하는 소나무에 매번 쓰다듬어 안부를 주기로 했다.

사람이 아니라 단장한 비만 강아지들의 숫자가 베이비부머처럼 늘고 있다.

반려견이 많아진 것은, 인간 사랑에 배신? 지금도 이유가 궁금하다.

겨울까지 위장용 썬글라스를 쓰는데 자외선 차단은 두 번째 목적이 되었다.

썬글라스 끼고 산에 오르니 편한 것이 눈이기도 하지만 맘이 더 편하다.

겨울이지만 속에선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상상을 하면 착한 것이다.

겨울을 지나야만 꽃을 피는 유전자가 활성화 된다는 사실도 신기하다.

움직임이 둔한 겨울엔, 대신에 마음이 우주처럼 팽창하길 기원한다.

인간들은 문을 나가면 옷을 입고, 나무들은 계절이 바뀌면서 옷가지를 챙긴다.

늦겨울은 싱싱했던 과거가 점점 쌓여가는 중후함의 극치다.

겨울산은 침묵 그래서 나의 스승이다.

겨울인데도 땅속은 얼지 않았다는 것을 무심코 마신 약수터 샘물이 훈수했다.

메타세쿼이아 잎들이 붉게 땅 속으로 전이되었다.

겨울엔 나도 숲도 너무 잘 보여서 우울이 쉽게 온다.

겨울엔 타인의 체온을 느끼는 것을 참아야 하는 것은 장갑을 끼었기 때문이다.

해가 갈수록 사 놓은 아이젠이 너무 깨끗하다.

겨울 동면에 자주 들어가는 나는 나무와는 반대로 불만이 늘어난다.

겨울은 잠시 숨고르기, 휴지기에 들어간 것뿐이다.

이 또한 삶처럼 긴박하게 지나갈 것이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들이 더 행복해 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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