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발언대] 웰빙 넘어 웰다잉으로 가는 길, 사전연명의료의향서

2024-12-14

【 청년일보 】 '100세 시대', 의료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등장한 표현이다. 이와 동시에 인구 고령화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으며, 현재 한국사회도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상황은 웰빙(well-being)을 넘어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웰다잉(well-dying)이란, 품위 있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 일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한국에서는 2018년부터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고 있으며, 환자 본인이 연명의료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써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마련되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事前延命醫療意向書)는 19세 이상 성인이 향후 자신이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됐을 때를 대비하여 연명의료 및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관한 의향을 작성한 법적 문서이다. 정부가 지정한 등록기관에 본인이 직접 방문하여 상담사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은 후 작성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며, 신분증만 지참한다면 누구나 별도의 비용 없이 해당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국민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 11월까지 집계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누적 등록자 수는 총 267만 1,980명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전체 등록자 수 중 60세 이상의 노인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40세 미만에서는 등록자 수가 현저히 줄어든다. 이를 통해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웰다잉에 대한 관심도가 감소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죽음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속도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듯이, 웰다잉 문화 또한 노년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국내의 웰다잉 단체들은 웰다잉에 대한 인식을 전 연령층으로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사전의료의향서실천모임(이하 사실모)은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 당하는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으로'를 슬로건 삼아 활동하는 민간단체이다. 사실모 홈페이지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설명 및 문서 양식과 작성 안내 영상을 제공한다. 알림마당에서는 연명의료를 비롯하여 호스피스, 완화의료, 요양시설, 존엄사 등 폭넓은 주제의 영상물과 보도자료, 학술자료를 모아볼 수 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사업과 활동소식을 확인할 수 있으며, 최근 웰다잉 단체들과 연합하여 관련 캠페인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29일,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가 개최한 캠페인'웰다잉, 내일을 준비하는 오늘'은 사전의료의향서실천모임 포함하여 총 8개 웰다잉 단체가 협력했다. 행사 당일 마련된 체험 부스에서는 사전장례의향서 작성, 사전의료의향서 상담, 유언장 관련 상담, 꽃다발 버킷리스트 체험 등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 가능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이처럼 국내의 웰다잉 단체들은 웰다잉 문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과 콘텐츠 제공을 통해 사회 전반으로의 문화 확산을 이끌어 나가는 중이다.

웰빙을 넘어 웰다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삶과 죽음의 의미를 성찰하는 것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또한 삶의 유한성을 인식하고 죽음을 삶의 과정 중 하나로 받아들임으로써 현재의 소중함을 깨닫고 미래로 나아갈 원동력이 되어주기도 한다.

본인의 삶과 죽음에 대한 가치관과 의지를 표방하는 자기결정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관심을 가지고 나아가 불가피한 죽음을 외면하기보다는 마음을 열고 받아들여 보는 것은 어떨까.

【 청년서포터즈 8기 신에스더 】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