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고양 소노다. 우여곡절 끝에 팀을 재창단하고 6강 진입을 목표로 리빌딩에 돌입했으나 이번 시즌 1라운드가 끝나자마자 감독이 사퇴했다. 뒤숭숭한 팀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소노가 선택한 대안은 ‘40세 초보 감독’ 김태술이었다.
소노는 지난 24일 김태술 감독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김승기 전 감독이 라커룸에서 선수에게 수건을 던지는 등 모욕을 줬다는 논란에 휘말리며 자진해서 사퇴한 지 이틀 만이다. 시즌 중 감독이 사퇴한 경우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아 팀을 임시로 지휘하곤 하는데 이 과정을 생략한 것이다. 2021년까지 현역에서 뛴 김 감독은 정식 코치 경력이 없는 초보 지도자다. 지난해 모교인 연세대학교에서 한 달 간 임시 코치를 맡은 게 지도자 경력의 전부다. 그는 현 10개 구단 감독 중 가장 어리다.
소노 측은 구단이 처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파격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기완 소노 단장은 지난 26일 통화에서 “소노는 신생팀이기도 하고 선수들과의 수평적인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젊은 감독을 선임했다”라며 “팀과 감독이 함께 성장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이 구단의 감독 제의를 받아들이고 안양 KGC(현 정관장) 시절 함께 뛰었던 박찬희 코치를 영입하면서 소노는 ‘김태술-박찬희-김강선’의 젊은 코치진을 갖추게 됐다. 박 코치와 김 코치는 모두 올해 은퇴한 30대 지도자다. 새내기 감독인 김 감독도 부담 없이 코치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 형성됐다.
이 단장은 “남들이 예측하는 대로 팀을 수습한다면 결국 예측 가능한 결과밖에 나올 수 없다”라며 “팀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6강이나 우승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단계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성적을 내야 한다고 제안했다”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40세에 프로축구 성남 일화(현 성남FC)의 지휘봉을 잡아 팀 재건에 성공한 신태용 감독의 사례를 염두에 뒀다.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소노의 비상사태는 일단락됐다. 김승기 전 감독과의 갈등으로 팀을 이탈했던 선수도 복귀해 팀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았다. 손규완 전 코치는 김 전 감독과 함께 사퇴했으나 손창환 코치는 아직 거취를 고민 중이다. 수석 코치를 누가 맡을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구단이 KBL에 김 전 감독의 선수 모욕 행위와 관련해 개최를 요청한 재정위원회도 아직 열리지 않았다.
격동의 휴식기를 보낸 소노는 오는 28일 원주 DB전에서 새 사령탑과 함께 ‘소노 2기’를 시작한다. 김 감독이 감독 데뷔전인 DB와의 경기를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