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소장품 테마전 30

2025-03-18

'정성을 담은 보자기' 개막

코리아나 화장박물관(관장 유상옥·유승희)은 서른 번째 소장품 테마전시 《정성을 담은 보자기 Bojagi : A Wrapping of Devotion》를 3월 19일부터 8월 14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형형색색 고운 빛을 담고 있는 우리나라 전통 보자기를 주제로 한다. 예로부터 보자기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의 보관과 운반을 위한 실용적인 기능과 함께 관혼상제冠婚喪祭와 같은 격식을 갖춘 의례에 예의와 정성을 표현하기 위한 포장의 용도로 사용해 왔다. 무명이나 모시, 삼베와 같은 소박한 직물이나 색색의 화려한 비단으로 만든 보자기는 왕실에서부터 민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층에서 다양한 크기로 만들어 일상에서 두루 활용해 왔다. 그러나 근대화 이후 서양으로부터 전래한 가방과 새로운 포장 문화는 우리의 전통 보자기를 대신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전통 보자기의 종류와 용도, 사용법 등 다채로웠던 우리의 보자기 문화를 살펴볼 수 있도록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소장 19-20세기 전통 보자기와 관련 유물 총 60여 점을 선보인다. 

최근 국내외에서 한국의 전통 보자기를 활용한 선물 포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종이 포장지와 달리 직물로 만든 보자기는 언제든 재사용이 가능하며, 직물의 유연함으로 물건의 형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포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매듭 방법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어서 활용도가 높아, 전통 보자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에 다시 들어와 새롭게 피어나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전통 보자기가 단순한 옛 유물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인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라 기대한다.

예로부터 선조들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일생의례一生儀禮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특히,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의 하나로 여긴 결혼은 집안과 집안이 만나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의례로 꼽힌다. 이에 혼례의 전 과정은 서로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혼례의 절차마다 주고받는 물품에 사용하는 보자기 하나에도 지극한 정성을 담았다.

혼례에는 청색과 홍색을 기본으로 화려한 색의 비단 보자기를 주로 사용한다. 청색과 홍색은 결혼을 통해 하나의 가족을 이루는 남녀의 화합을 상징하며, 부부의 앞날을 축복하는 의미가 있다. 또한, 보자기에는 행복, 다산, 부귀 등을 상징하는 꽃과 나무, 과일, 새 등 다양한 종류의 자수 문양과 보자기의 네 귀에 색실과 금종이로 만든 금전지金箋紙 장식을 더해 의례의 품격을 높이기도 했다.

직물로 만든 보자기는 소재의 유연함으로 의복, 장신구, 식기, 함, 서책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품의 용도와 크기에 상관없이 두루 활용되었다. 또한, 옛 문헌에 기록된 보자기를 뜻하는 한자어 ‘복袱’은 행복을 뜻하는 ‘복福’과 음이 같아서 보자기는 복을 담아 간직한다는 의미가 더해져 선조들의 삶에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옛 여인들은 어린 시절부터 바느질을 통해 다양한 옷감의 쓰임을 이해하고 바느질 방법을 익혔다. 옷감이 귀한 민간에서는 직접 옷을 짓고 수를 놓는 과정에서 나오는 여러 종류의 자투리 옷감을 모아서 조각보자기를 많이 만들었다. 한 땀 한 땀 바느질하고 보자기를 만들면서 가족의 행복과 건강, 장수 등 각자의 바람을 담았다. 각양각색의 직물 조각을 배열하고 색을 맞추어 한 장의 보자기를 만드는 과정에 만든 이의 솜씨가 더해져 특별한 보자기가 완성되었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은 전시와 연계하여 성인 및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4월부터 7월까지 매달 1회 성인을 대상으로 학예연구사와 함께 전시를 둘러보고 전통 보자기 포장 및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보자기 포장방법을 배워볼 수 있다. 여름방학 기간인 8월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전통 보자기의 특징을 살펴보고 조각보자기를 응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세한 내용은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홈페이지(www.spacec.co.kr / 02-547-9177) 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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