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에 투구 강행, ‘16타자 연속 아웃’에도 결국 부상···5.2이닝 1실점 호투하고도 웃지 못한 ‘역수출 신화’

궂은 날씨에 투구를 강행한 것이 되려 독이 된 것일까. 대표적인 ‘역수출 신화’로 꼽히는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호투 중 급작스런 부상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켈리는 21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시카고 컵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2이닝을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냈지만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켈리의 시즌 성적은 3승1패 평균자책점 4.73이 됐다. 애리조나는 연장 11회 승부 끝에 3-2로 승리했다.

이날 현지에 많은 비가 쏟아진 까닭에 경기는 39분이 늦게 시작됐다. 그런 가운데 켈리는 1회말부터 이언 햅에게 안타, 카일 터커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이후 스즈키 세이야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았다.

그런데 비가 계속 쏟아지면서 경기가 한 시간 가까이 우천지연됐다. 보통 이런 경우라면 다른 투수가 올라오는 경우가 많지만, 켈리는 경기가 재개되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마이클 부시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하지만 이 안타는 이날 켈리가 내준 마지막 안타였다. 켈리는 이후 6회말 2사까지 16타자 연속 아웃을 잡아내며 컵스 타선을 압도했다.

그런데 6회말 2사 후 스즈키를 상대하던 켈리는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를 던진 뒤 오른쪽 다리에 통증을 호소했다. 그리고 결국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교체됐다. 켈리는 경기 후 “늘 겪어온 문제다. 답답하지만 지금은 괜찮아졌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아직 시도하지 못한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애리조나는 9회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접어든 연장에서 10회에 1점씩 주고받았지만, 11회초 무사 2루에서 조시 네일러의 적시타가 터져 3-2 리드를 잡았고, 11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를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