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신동현 기자] 최근 인디 게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민트로켓이 개발한 ‘데이브 더 다이버’는 출시 1년 만에 PC 게임 시장 플랫폼인 스팀에서 5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한 ‘스컬’도 200만장을 돌파했다.
작년 스팀 전체 매출에서 인디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47%에 달하며 인디게임은 게임 시장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콘보이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작년 스팀에서 인디 게임 매출은 약 40억3316만 달러(약 5조7300억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독립스튜디오인 민트로켓이 개발한 '데이브 더 다이버'는 2023년 10월 출시 후 1년 만인 2024년 11월 기준 글로벌 누적 판매량 500만 장을 돌파했다. 글로벌 게임플랫폼 스팀에서 해당 게임은 2만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약 12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한 셈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한국 게임 최초로 평점 사이트인 메타크리틱에서 90점을 넘으며 ‘머스트 플레이’, 꼭 해봐야 할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한국 게임 최초로 영국 'BAFTA 게임 어워즈 2024'에서 게임 디자인 부문을 수상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한 인디게임 ‘스컬’과 '산나비'도 두각을 드러냈다. 스컬은 글로벌 누적 판매량 200만장을 돌파했다. 산나비는 지난 2022년 11월 대한민국 게임대상 인디게임상을 수상했다.
해외에서는 더 큰 규모의 흥행 사례가 있다. 일본의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개발한 ‘팰월드’는 지난해 1월 출시 한 달 만에 동시 접속자 210만 명을 기록하며 스팀 역대 3위에 올랐고, 5억 달러(약 71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같은 해 5월 출시된 ‘매너 로드’는 단 이틀 만에 100만 장이 판매되며 인디게임 시장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인디게임의 성공은 산업의 다양성을 확대하고 새로운 창작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존 대형 게임사들이 시도하기 어려운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콘텐츠가 인디게임을 통해 구현되며 이는 게임 산업 전반의 혁신을 촉진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인디게임은 대형 게임사들의 새로운 아이디어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최근 네오위즈, 스마일게이트 등 대형 게임사들은 인디게임 지원 및 퍼블리싱을 강화하며 시장 다각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인디게임 지원을 확대하며 관련 예산을 증액하고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은 오는 20일까지 ‘2025년 인디게임 지원 사업’에 참여할 기업과 예비 창업자를 모집한다. 이번 사업은 인디게임 발굴 및 육성을 위해 35억원 규모로 운영되며, 예비 창업, 스타트업(법인·개인), 성장기업 등을 대상으로 총 4개 부문에서 53개 내외의 과제가 선정될 예정이다.
특히 올해부터 창업 3년 이상 7년 미만의 인디게임 기업을 위한 ‘성장기업 분야’를 신설해 지원을 더욱 확대했다. 또한 네오위즈, 스마일게이트, 펄어비스 등 주요 게임사들과 협력해 인디게임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으며 인디 개발사와 대형 게임사 간의 협업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달 12일 발표한 ‘2025년 게임 산업 지원 계획’에서 ‘콘솔’, ‘인디게임’, ‘게임 질병코드 저지’를 핵심 키워드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인디게임 및 콘솔 분야 지원 예산을 전년 대비 61.6% 증가한 194억원을 편성해 국내 게임 산업의 균형적 발전과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의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인디게임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정부 지원 정책을 좀 더 세밀하게 조정해야 하며 보다 지속적이고 균형 잡힌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만손 트라이펄게임즈 대표는 “개선된 지원 방향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인디게임의 규모와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부족하다”며 “소규모 개발팀과 중견 개발사가 같은 기준에서 경쟁해야 하는 현 구조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기술을 접목한 게임 개발 지원의 경우 기술 자체보다 이를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콘진원의 지원 프로그램이 개발비 중심으로 운영되는 만큼 법무, 세무와 함께 스팀 등 플랫폼 등록과 같은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황성진 카셀게임즈 대표는 “현재 정부 지원이 대부분 1년 단위로 운영되다 보니 중장기적인 지원이 부족하다”며 “첫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개발비를 조달하는 것이 가장 큰 난관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