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형 모빌리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진정한 경쟁력은 구동모듈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동 휠체어, 자율이동로봇(AMR)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술이어서다. 이에 국산화 성과를 낸 국내 부품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소형 모빌리티 시장 급성장… 일상과 산업을 바꾸는 주역으로 거듭나
미래 기술로만 여겨지던 첨단 기술이 사회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면서 일상과 산업 현장에서의 전동화·자동화 전환이 활발해지고 있다. 고령화, 라스트마일 물류, 실내 자율주행 수요가 맞물리면서 전동 휠체어, 자율이동로봇, 배달 로봇 등 소형 모빌리티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글로벌 소형 e-모빌리티 시장은 2022년 782억 달러(약 110조 원)에서 2030년 1225억 달러로 56.6%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소형 모빌리티의 전동화율은 11% 수준에 불과해 향후 성장 잠재력은 더욱 크다는 관측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소형 모빌리티를 산업과 일상 곳곳에서 활용하고 있다. 미국 아마존은 전 세계 300여 물류센터에 100만 대 이상의 물류 로봇을 배치해 효율화를 실현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미래형 스마트시티 ‘우븐시티’ 프로젝트를 통해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e-팔레트(e-Palette)’의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븐시티에서 운송과 배달은 물론 광장 등에서 이동형 점포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구동모듈, 소형 모빌리티의 자유 실현
소형 모빌리티의 핵심은 자유로운 움직임이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방향을 바꾸고 정밀한 회전과 편심 제어를 위해서는 바퀴 단위 독립 구동 기술이 필수적이다. 전동 휠체어나 AMR, 배달 로봇이 매끄럽게 움직이려면 구동, 조향, 브레이크 시스템이 하나의 구조로 통합된 ‘구동모듈(액추에이터)’이 뒷받침돼야 한다.
소형 모빌리티의 자유를 실현하는 구동모듈은 단일 제품 성능에 그치지 않고, 로봇·자동화 산업 전반에 확산되기 때문에 국산화 여부가 중요하다는 평가다.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는 협동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AMR용 구동모듈과 제어 플랫폼을 자체 개발했다. 소형 물류로봇 ‘RBM 시리즈’를 통해 공장·물류센터·병원 등에서 자재 운송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 테크타카에 35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상용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로보티즈(108490)는 ‘다이나믹셀(DYNAMIXEL)’ 액추에이터로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 모바일 로봇뿐 아니라 다관절, 교육, 서비스 로봇으로 제품군을 확대 중이다. 또한 에스비비테크(389500)는 초정밀 구동모듈 전문 기업으로 자체 개발한 ‘조향·편심 구동기’를 통해 바퀴 단위 독립 제어를 구현해냈다. 이를 적용하면 전동 휠체어나 소형 로봇이 좁은 공간에서도 자유롭게 주행할 수 있다. 에스비비테크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액추에이터 사업을 낙점하고, 관련 사업을 집중 육성 중이다. 정밀 감속기 기반 기술을 로봇,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솔루션까지 확장하며 맞춤형 구동모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소형 모빌리티의 미래는 바퀴를 움직이는 기술에서 시작된다”며 “구동모듈 국산화에 성과를 낸 기업들이 K로보틱스와 K모빌리티 확산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