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9개월 고립’ 우주비행사들, 마침내 지구 귀환…정치적 문제 비화도

2025-03-19

윌모어·윌리엄스, 지구 출발 287일 만에 귀환

당초 탔던 우주선에서 문제 발생해 장기 체류

트럼프·머스크, 전임 행정부 거론하며 비판도

지구 상공 400㎞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9개월여간 고립됐던 우주비행사 2명이 마침내 지구로 돌아왔다. 당초 예정된 임무 기간은 단 8일이었다. 지구 귀환용 우주선에 기술적 문제가 생기면서 예기치 못하게 우주에서 장기 체류한 것이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들이 전임 행정부에 의해 사실상 버려졌다”고 주장해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ISS에 체류하던 NASA 소속 우주비행사 부치 윌모어(62)와 수니 윌리엄스(59) 등을 태운 스페이스X의 우주선 ‘드래건’이 18일(현지시간) 지구로 돌아왔다고 발표했다. 드래건은 이날 오전 1시5분쯤 ISS를 떠나 같은 날 오후 5시57분쯤 멕시코만에 착수했다.

드래건이 바다에 낙하하고, 우주비행사들이 동체 바깥으로 나오는 장면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됐다.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주변을 향해 활짝 웃는 등 비교적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은 지구를 떠난 지 287일 만에 귀환했다. 9개월이 넘도록 ISS에 머문 것인데, 당초 예정된 체류 기간은 8일에 불과했다.

이 같은 장기 체류에는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6월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미국 보잉사가 제작한 우주선 ‘스타라이너’를 타고 지구 상공 400㎞에 떠 있는 ISS에 도착했다. 그런데 ISS 도착 뒤 스타라이너에서 헬륨 가스가 새는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 NASA는 우주비행사를 스타라이너에 태워 지구로 데려오기에는 위험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스타라이너를 빈 상태로 지구로 귀환시켰다.

이 때문에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자신들을 지구로 데려다줄 다른 우주선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NASA는 보잉의 스타라이너 대신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우주선 드래건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6개월에 한 번씩 돌아오는 드래건을 이용한 ISS 우주비행사 교대 주기를 맞추려다보니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우주에서 장기간 대기해야 했다. 일정한 간격으로 운행하는 고속버스를 기다리는 일과 비슷한 상황이 우주에서 벌어진 셈이다.

윌모어와 윌리엄스가 ISS에 고립된 상태는 정치적 문제로도 번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조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 사실상 우주에 버려진 용감한 우주비행사 2명을 (지구로) 데려오라고 머스크와 스페이스X에 요청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머스크도 비슷한 시기에 두 우주비행사를 더 일찍 귀환시키자는 자신의 제안을 바이든 행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NASA는 제한된 예산 등의 문제 때문에 윌모어와 윌리엄스를 신속히 데려오기 어려웠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백악관은 드래건이 지구에 도착한 직후 엑스(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9개월 동안 우주에 발이 묶인 비행사들을 구출하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약속은 지켜졌다”는 글을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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