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전체 87%, 1만9360명 … 병영문화·조직 구조개선 시급
최단 복무 기간은 24일 … 병역판정검사 정확성 제고 등 근본대책 필요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병역판정검사를 통과해 현역으로 입대한 장병들이 1년도 채우지 못하고 '현역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아 전역하는 사례가 최근 5년간 2만2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현역복무부적합 판정을 받은 장병은 총 2만2289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0년 6040명, 2021년 5104명, 2022년 4430명, 2023년 3763명, 2024년 2952명이었고, 올해 들어서는 9월까지 1481명이 현역복무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현역복무부적합 판정자의 대다수가 '정신질환'으로 판정받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에는 전체 판정자 중 81%(3021명)가 정신질환 판정을 받았고, 2024년 82.9%(2446명), 2025년 9월 85%(1177명)가 정신질환으로 전역했다. 10명 중 8명 이상이 정신질환으로 판정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입영판정검사 도입으로 신체적 문제나 명확한 질환을 가진 인원은 사전에 걸러지고 있으나, 정신질환이 새롭게 발현되거나 악화되는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직된 군 조직 문화, 부대 내 부조리, 미흡한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 등이 장병들의 정신건강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각 군별로는 육군이 1만9360명(86.9%)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해병대 1074명(4.8%), 공군 1033명(4.6%), 해군 822명(3.7%) 순으로 나타났다. 현역복무 부적합 판정까지의 평균 복무기간은 최근 5년 전체 평균 234일이지만, 각 군별로 보면 육군이 209일로 가장 짧았으며, 해군 248일, 해병대 250일, 공군 275일 순이었다.
올해 최단 복무기간을 보면 그 차이는 극명하다. 육군 24일, 해군 78일, 해병대 95일, 공군 103일로 육군이 현저히 짧았다. 병력 규모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병영문화와 조직 내 구조적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드러낸다.
황희 의원은 "입영판정검사 도입으로 현역복무 부적합 판정자가 줄어든 것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연간 3000~4000명이 전역하고, 그중 80% 이상이 정신질환으로 판정받는 현실은 검사 체계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병역판정검사의 정신건강 평가를 보강하는 동시에, 병영문화 개선·부조리 근절·정신건강 관리 시스템 보강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goms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