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는 역시 커쇼··· 최악의 위기에서 더 빛난 베테랑의 품격

2025-08-17

커쇼는 커쇼다. 어느새 30대 후반이 됐고, 구위는 전성기보다 크게 내려왔지만 여전히 팀을 승리로 이끈다. 커쇼가 흔들리던 팀을 위기에서 건져냈다.

LA 다저스 클레이턴 커쇼(37)는 지난 16일 LA 홈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전에 선발로 나섰다. 다저스는 이날 전까지 4연패 수렁에서 허덕이고 있었다. 지역 라이벌 LA 에인절스에 시리즈 스윕을 당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 경쟁팀인 샌디에이고는 반면 무섭게 치고 올라오던 중이었다. 한 달 반 전까지만 해도 다저스는 샌디에이고를 9경기 차로 따돌리고 지구 1위를 달리고 있었는데, 양 팀의 쌍곡선이 크게 엇갈리며 15일에는 결국 1경기 차 추월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최악의 위기에서 커쇼가 가장 밝게 빛났다. 6이닝 1실점으로 샌디에이고 타선을 꽁꽁 묶었다. 6회까지 삼진은 3개 밖에 잡지 못했지만 노련하게 상대 타자들을 처리했다. 안타 2개에 볼넷 1개로 3출루만 허용했다. 2회 1점 홈런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커쇼의 호투로 다저스는 악전고투 끝에 샌디에이고를 3-2로 꺾고 연패를 끊었다. 지구 우승 경쟁팀과 3연전에서 가장 중요한 첫 경기를 잡았다.

커쇼는 경기 후 “최근 우리가 겪었던 상황을 생각하면 오늘 경기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꼈다. 이겨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시즌 커쇼는 부상으로 2경기 밖에 나가지 못했다. 긴 재활 끝에 지난 5월에야 뒤늦게 팀에 합류했다. 부상 공백이 워낙 길었고, 나이도 이제 30대 후반이라 커쇼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당시만 해도 회의적인 시각이 작지 않았다. 그러나 커쇼는 결과로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 중이다. 이날 샌디에이고전까지 커쇼는 이번 시즌 15차례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 3.01에 7승 2패를 기록 중이다.

직구 구위는 확실히 전성기만 못하다. 평균 150㎞를 넘나들던 직구 구속이 140㎞ 초반대로 떨어진 지 오래다. 그러나 커쇼는 떨어진 구위로도 마운드에서 버티는 법을 안다. 슬라이더가 해가 갈수록 더 날카로워지고 있다. 존 구석구석을 정확히 찌르는 슬라이더로 커쇼는 상대 타자들을 막아낸다. 최근 종합스포츠매체 디어슬레틱은 “커쇼의 슬라이더는 여전히 효과적이다. 이제는 슬라이더를 직구보다 더 많이 던진다. 커쇼의 슬라이더가 성공적인 가장 큰 이유는 제구력에 있다”고 전했다.

커쇼는 “(시즌 종료까지) 앞으로 6주가 정말 재미있을 거다. 우리는 계속 경기를 하는 수밖에 없다. 달리 더할 것도 것도 없다”면서 “우리 팀의 역량이 결국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쇼의 기대대로 다저스는 17일 이어진 경기에서 샌디에이고를 6-0으로 완파하고 2연승을 달렸다. 16일 커쇼의 호투로 샌디에이고와 동률을 이뤘고, 이날 승리로 다시 지구 단독 선두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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