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이 오랜만에 기분 좋은 연승을 달렸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가 합류해 선발진이 안정을 찾은 덕이다. ‘시즌 100패’ 오명을 쓸 위기에 처한 키움에도 솟아날 구멍이 보인다.
키움은 지난 14일 SSG전 승리 직후 kt를 상대로도 2연승하며 3연승을 기록했다. NC전 스윕승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새로운 연승 기록을 추가했다. 지난 16일까지 8월 13경기 성적은 8승 5패다.
10연패의 나락으로 떨어졌던 5월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마운드의 변화가 눈에 띈다. 7월 6.50이었던 팀 평균자책이 8월 들어 4.01까지 내려갔다.
이번 시즌 키움의 마지막 퍼즐인 크리스토퍼 메르세데스가 지난 9일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면서 팀 전체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메르세데스는 두산과 kt를 상대로 각각 5.1이닝, 5.2이닝씩을 소화하며 평균자책 3.27을 기록 중이다.
키움은 메르세데스 합류 후 6경기에서 4승 2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평균자책이 2.89로 리그에서 가장 낮다. 팀 타율은 0.245로 평균보다 낮았지만 마운드의 힘으로 승리를 챙겼다.
키움은 이번 시즌 외국인 투수 이슈로 애를 먹었다. 케니 로젠버그가 일찌감치 시즌아웃됐고 부상 대체 선수 라클란 웰스도 6주 계약을 마친 뒤 팀을 떠났다. 시즌 중간에 영입된 라울 알칸타라가 안정적으로 승수를 올렸으나 외국인 투수 1명만으로는 선발진 구성에 한계가 있었다.

메르세데스가 팀에 들어오면서 비로소 외국인 1·2선발이 갖춰졌다. 알칸타라와 메르세데스, 하영민이 1~3선발을 책임진다. 시즌 내내 4~5선발 고민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외 에이스 투수들이 1인분씩을 맡아준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KBO리그에 처음 발을 들인 메르세데스는 같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알칸타라의 도움으로 팀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 영어가 유창하지 않은 메르세데스는 모국어인 스페인어를 쓴다. 영어와 스페인어를 모두 구사하는 알칸타라가 메르세데스의 소통을 돕는다.
키움은 16일까지 36승 4무 74패를 기록했다. 9위 두산과의 승차가 13.5경기다. 이번 시즌도 꼴찌 탈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선발진이 안정되면서 패배가 쌓이는 속도는 느려지고 있다. ‘KBO 사상 최초 단일 시즌 100패’라는 불명예에서는 한 발짝씩 멀어지는 중이다. 정규리그는 30경기, 100패까지는 26패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