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 몰린 AI 서울 2025, 어떤 스타트업 참여했나?

2025-02-12

서울시가 11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연 ‘AI 서울 2025’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술 발표를 위한 컨퍼런스에 꽤 많은 인파가 몰렸는데, 그 한 켠에 AI 기술을 활용해 창업한 스타트업들이 부스를 꾸렸습니다. 전시 부스의 수가 그리 많지는 않았으나, 눈에 띄는 아이디어를 가진 곳들이 있어서 만나봤습니다. 가만 보면, “아? 여태 이런 솔루션이 없었어?” 이런 곳도 있고요. “와, 주변을 세심하게 살피면 이런 곳에도 기술의 영향을 줄 수 있구나” 싶은 곳도 있었습니다. 어떤 곳이었는지 같이 보시죠.

실시간 롤 코칭 AI, ‘게이머리퍼블릭’

롤(리그오브레전드, LoL) 하십니까? 그럴 때 있죠. ‘아, 내가 지금 어떤 무기를 써야 하는지, 어떻게 움직여야 이길 수 있는지 그런 걸 누가 바로바로 알려주면 좋겠다’, 이런 생각 할 때요. ‘게이머리퍼블릭’이 롤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간 게임 코칭 AI 서비스’를 만듭니다. 따끈따끈, 이제 막 출시 된 서비스인데요, 데스크탑에 깔아 쓰는 서드파티 앱으로 출시됐습니다.

비전 AI가 인식한 게임 화면에다가, 게임사에서 보내주는 정보(유저의 레벨, 현재 들고 있는 아이템 등)를 종합해서 게임 상황을 분석해 “이기려면 이렇게 저렇게 움직여라”라고 조언을 하는 거죠. “특정 캐릭터가 현재 보이진 않지만 조심해야 한다, 지금 바로 이렇게 움직여라, 우리 편이 멀리 있어 지금 널 도와주기 어려우니 좀 조심해라”같은 조작 조언에서, 심지어는 “상대팀에서 지금 어떤 아이템을 샀으니 너는 지금 이걸 사라”라는 아이템 구매 전략 등을 일러줍니다.

현장에서 만난 류지원 게이머리퍼블릭 대표는 이를 “게임 내비게이션 같은 것”이라고 소개하는데요. “롤이 출시된 지 15년 정도 됐기 때문에 특정 상황에서 어떠한 동작을 해야 한다는, 고수들끼리 합의한 정답이 있다”면서 “그 정답을 우리가 학습시켜 놓은 AI가 말을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기존에도 물론 게임을 분석하고 전략 도출을 하는 솔루션이 있었죠. 그러나 대체로 게임이 모두 끝난 후 복기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시간으로 조언을 하는 솔루션은 “지금 당장 내가 뭘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기 때문에 결정적 차이가 있다고 류 대표는 강조합니다.

이 솔루션에는 화면을 인식하는 비전 AI와, 상황 판단을 돕는 AI 기술이 들어가고요. 현재 한국어와 영어, 베트남어로 서비스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어르신용 기저귀 센서, ‘모닛’

‘모닛’은 어르신용 기저귀 센서 시스템을 만듭니다. 일단, 사진부터 보시죠.

기저귀 바깥 쪽으로 길게 센서를 붙입니다. 어르신이 용변을 보게 되면 센서가 인지, 기저귀를 갈아야 할 때가 됐다고 요양사나 가족에게 통신을 보냅니다. 통상 움직임에 제한이 있어 스스로 기저귀를 갈지 못하는 환자, 혹은 어르신을 위한 제품인데요. 원래는 재가 요양에 적합하게 만들었으나 요양병원에서도 수요가 있어 현재는 기능을 개선한 제품을 생산 중에 있다고 합니다. 바로 아래와 같은 제품이죠.

몸통이 좀 더 얇아지고 길이가 길어졌죠. 큐알 코드 아래 길게 이어진 줄 끝까지 센서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모닛이 적혀 있는 머리 부분에 통신을 위한 기기가 달려 있고요. 집에서야 그냥 충전해 쓰면 되지만, 요양병원에서는 한 번에 100대, 200대를 충전하는 게 쉽지 않겠죠? 그래서 동전 모양의 충전지를 교체해 쓰도록 되어 있습니다. 블루투스 연결을 한 번에 여러대 하는 것은 쉽지 않으니 큐알코드를 통해 쉽게 환자를 등록할 수 있게 했고요.

이희현 모닛 세일즈 매니저는 “초고령화 사회이기 때문에 새 제품이 내년 출시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선주문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일본의 한 요양병원에서는 유통사랑 계약, 3000대의 주문이 들어와 다음달에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변리사를 위한 AI, 아이어플라이

변리사가 쓰기 쉽게 만든 AI 솔루션입니다. 변리사가 하는 양대 업무, 즉 특허와 상표 중 ‘상표’에 집중했다고 합니다. 이미 존재하는 상표인지 아닌지, 유사한 것이 있는지를 검색하고, 상표법 기준으로 위험한 요소를 찾아 리스트를 제공하는 걸 우선으로 하고요, 또 상표권을 낼 때 권리 범위를 설계하는 것도 AI의 활용 범위에 넣었습니다.

김규민 아이어플라이 대표는 “AI 강연에 나갔다가 만난 특허 법인이나 변리사들이 이런 서비스를 요청했고, 그래서 개념검증(PoC)를 진행하다가 사업화에 나서게 됐다”면서 “변리사 자격을 갖춘 이들이 쓸 수 있는, 변리사를 위한 서비스”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해당 제품은 AI를 탑재한 워크스페이스를 클라우드로 기업에 판매하는 B2B SaaS 형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낡은 장비에서도 쉽게 얼굴 비식별화, ‘조이풀터틀즈’

동영상이나 사진에서 사람 얼굴을 찾아 모자이크와 같은 비식별화 처리를 하는 솔루션을 만듭니다. 독특한 점은 이 솔루션이 ‘윈도우 전용’이라는 건데요. 통상은 AI를 실시간 돌리기 위해서는 고사양 장비를 필요로 하죠. 그런데, 거리 곳곳에 설치된 CCTV의 내용물을 비식별 처리할 때 그런 고사양 장비를 갖추기는 어렵습니다. 현실에 착안, 경량화 작업을 통해서 조금 낡은 장비, 그래픽 카드가 없는 구형 PC에서도 쉽게 다운로드 받아서 비식별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이병진 조이풀터틀즈 대표는 “사건 사고가 있을 때 CCTV 관리 사무소 등에 영상 반출 요청이 들어오는데, 그때 개인 정보 비식별화를 해야 하지만 관리 사무소에서 일하는 분들은 고사양 장비도 없고, 기술을 다루기도 어려워 한다”면서 “쉽게 솔루션을 구매해 깔아다가 영상을 불러온 다음, 버튼 하나만 누르면 알아서 비식별화가 되는 서비스”라고 편의성을 강조했습니다. 어떤 기술이든, 가장 많이 쓰게 되는 사람이 가장 쉽고 저렴하게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죠.

오프라인 타깃 광고 ‘트리플렛’

트리플렛이 선보인 기술은 타깃 광고 AI 입니다. 온라인이 아니라 오프라인이 대상이라는 것이 독특한 부분이죠. 매장 내 카메라와 분석 장비를 통해 뱡문객이 얼마만큼 왔고, 각 방문객의 성별과 연령이 어떻게 되는지 분석해 광고주가 자기에 맞는 타깃에 광고 콘텐츠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AI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CES에서 LG전자와 함께 부스를 운영, 관람객의 관심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이미 트리플렛의 서비스를 쓰고 있는 일부 매장들도 있습니다. 창업한지 이미 10년이 된 기업으로, 타깃 광고 외에도 공간 분석과 안전 관리 등에 쓰는 AI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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