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츠금융그룹 경영진 세 명이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행사했다.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우등생으로 꼽히는 메리츠금융지주(138040) 주가가 우상향한 수혜를 고스란히 받으며 수백억 원의 차익을 거뒀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용범·최희문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과 권태길 메리츠캐피탈 대표가 보유한 스톡옵션 전량을 행사했다. 이들이 스톡옵션을 처음 부여받은 건 2015년 3월20일로 지난해 말이면 행사 기간이 만료됐다. 만료 전인 지난해 3분기 행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부회장은 스톡옵션을 행사한 후에도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지난해 12월 16~18일 자사주 5만 주를 평균 9만 8953원에 매입했다. 이에 김 부회장의 메리츠금융지주 지분율은 40만 주(0.21%)로 늘어났다. 최근 국내 증시 침체에도 저가 매수에 나서며 주주가치 및 투자자 신뢰 제고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자사주 추가 매입에 앞서 김 부회장은 스톡옵션 행사로 814억 원(99만 2161주·주당 1만 1430원)의 차익을 거뒀다. 지난해 8월 말 기준 메리츠금융지주 주가가 9만 3000원 내외인 점을 고려해 나온 액수다. 해당 스톡옵션 행사는 실제 주식이 교부되지 않는 차액보상(현금) 방법이다. 행사가와 행사일 종가의 차익을 보상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따라서 유통 주식수 증가 등의 변화는 없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15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그룹 우수 경영진의 책임경영을 강화, 지속적인 회사 성장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스톡옵션 부여를 결정했다. 향후 ‘5년간 계속 근무’할 경우 2020년 1월 1일부터 2024년 12월 31일 사이에 행사가 가능하다는 조건이 붙었다.
김 부회장은 2014년 메리츠금융지주 CEO로 취임했다. 2014년 메리츠금융지주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2376억 원에 불과했다. 지난 2023년 2조 1253억 원, 지난해에는 2조 3334억 원으로 약 10배 가량 증가했다. 2년 연속 순이익 ‘2조 클럽’을 달성하며 탄탄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1월 2일 주가는 6436원, 시가총액은 7791억 원이었으나 2024년 말 기준 10만 4000원, 19조 8349억 원으로 10년간 주가는 16배 상승했고, 시총은 25배 늘어났다. 성과를 바탕으로 김 부회장은 지난해 말인 스톡옵션 행사시한(2020년 1월1일~2024년 12월31일) 만료를 앞두고 마지막 반기에 이를 행사했다. 이후에도 메리츠금융지주의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 2024년 10월 10일 10만 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4년 이후 김 부회장 취임 후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16배, 시가총액은 25배 급증했다. 이날 시가총액은 22조 9055억 원으로 국내 상장 금융사 중 세 번째다.
한편 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최 부회장은 김 부회장과 같은 시기 주당 2만 8200원의 가격으로 42만 6953주를, 권 대표는 1만 1430원의 가격으로 13만 3501주를 각각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차익은 최 부회장 278억 원, 권 대표 110억 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