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대규모 유심 해킹 사고로 시장점유율 40% 붕괴를 겪은 SK텔레콤이 ‘고객 윈백(Win-back)’ 전략을 내세웠다. 해킹 여파로 경쟁사로 이탈한 고객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가입연수·멤버십 혜택 복원, 할인 프로모션 등 파격 카드를 꺼냈다.
7일 SK텔레콤에 따르면 4월 19일 해킹 사고 발생 이후 위약금 면제 기간이 종료된 7월 14일까지 약 105만 명의 가입자가 SK텔레콤을 떠났다. 같은 기간 유입된 고객은 33만 명에 그쳐 72만 명의 이탈이 발생했다.
전날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SKT는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고객 이탈’을 직접 언급했다. SK텔레콤은 올해 연간 매출 전망치를 17조8000억원에서 17조원으로 낮췄고, 영업이익도 지난해 1조8000억원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SKT 관계자는 “이 기간 동안 신규 모집 제한, 위약금 면제 등 여러 변수가 있었지만, 고객 이탈 최소화를 위해 5000억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를 전격 제공했고 마케팅 비용도 평시보다 높게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이탈 고객 대상 ‘윈백’ 전략도 본격화됐다. 구체적으로는 3년 안에 돌아올 경우 기존 가입연수·T멤버십 혜택을 복원하고, 연내 복귀 시 멤버십 할인 등 감사 패키지도 제공한다. SKT는 “정량 목표를 세워 이탈자를 되찾겠다기보단, 이번 사고를 계기로 보안 강화와 신뢰 회복을 통해 자연스럽게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단통법 폐지로 대리점 프로모션 자율성이 커진 점도 SKT의 윈백 전략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SKT 관계자는 “고객 확보를 위한 일회성 비용은 불가피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정교하고 개인화된 마케팅을 통해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위약금 면제 기간에 SKT를 떠난 뒤 경쟁사에서 지원금을 받고, 약정 기간이 끝난 후 다시 돌아오면 ‘혜택만 챙기는 똑똑한 소비자’가 되는 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