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면서 윤석열 정부가 추진해온 주요 경제정책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건전재정 기조와 감세 중심의 세제 개편 등 그간 정부가 일관되게 밀어붙여온 경제 운용 기틀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윤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재정건전성을 경제정책의 핵심 축으로 삼아왔다. 문재인 정부 시절 확장재정 기조로 불어난 국가채무를 통제하기 위해, 윤 정부는 ‘재정준칙’을 국정운영 원칙으로 내세우며 예산 지출의 효율성과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실제로 윤 정부는 2023년 이후 총지출 증가율을 억제하고, 보조금과 이전지출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R&D 예산을 과도하게 삭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국정 동력이 사실상 소멸되면서 재정 정책은 변화가 예고된다. 향후 추가경정예산 편성에서도 국회와의 협의가 중요해졌고, 특히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각종 ‘확장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감세 기조 역시 제동이 불가피하다. 윤 정부는 법인세 인하,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 시장 친화적 감세 정책을 통해 민간 투자 활성화와 경제 활력을 기대했지만, 후속 세제 개편을 추진하기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그동안 야당은 감세가 부자 감세라고 비판해왔고, 향후 여소야대 국면에서 조세정책은 다시 ‘증세’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경제는 대통령이 부재 중인 상황에서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과제를 풀어가야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방침을 발표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주요 수출국들의 통상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내는 국가에 대해 동일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하며, 사실상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재시동을 예고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 경제는 약 두 달간 리더십 공백 기간을 견뎌야 하는 현실이다.
미국의 상호관세는 앞으로 국가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이므로 30개월이상 쇠고기 수입 제한 등 미국 측이 부각한 비관세 장벽 협상에 주력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4개월간 이어져온 불확실성이 일부 걷히게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서 경제 지표에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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