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호남 누비며 재생에너지·고속도로·국힘의대설립 등 호남 구애
'텃밭' 호남 표심 잡지 못하면 마지막 관문 수도권 경선 타격 불가피
호남 온라인 투표율 20%대 저조…이낙연에 패했던 호남 잡을지 관심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1박2일 일정으로 호남 곳곳을 누비며 지역 맞춤 공약을 제시했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대선 후보에게 유일하게 패한 지역이 광주·전남인 만큼, 오는 26일 호남권 경선을 앞두고 '약세' 텃밭 표심을 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전북 김제시 '새만금 33센터'를 찾아 에너지 관련 업체들과 '미래에너지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어 오후에는 광주 전일빌딩에서 민주주의 간담회를 열고, 다음날에는 전남 나주에서 농업과학기술 진흥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다. 이 후보가 경선 일정 중 한 지역에 1박 이상 머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후보는 새만금 현장 간담회에서 신재생에너지 확대의 필요성을 언급, "탄소중립세가 곧 도입될 텐데 화석연료에 의존해서 생산한 모든 제품은 실제 국제 경쟁력을 거의 잃게 될 것"이라며 "결국은 재생에너지가 주로 생산되는 호남·영남 지역에 RE100 산단이나 또 필요한 기반 시설들을 충분히 갖춰서 지방 균형 발전의 기회로 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검찰의 태양광 관련 비리 수사를 비판하며 "태양광 관련 산업에 무슨 비리가 있지 않겠느냐 해 관련 업체, 온 동네 다 쑤셔서 조사를 해 피곤해 못 살지 않느냐"며 "무슨 입찰 제도가 문제가 있다고 입찰을 아예 안해버리겠다면서 관련 업체들이 엄청나게 피해를 많이 입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라가 검찰 국가가 되다 보니까 모든 걸 검찰의 시각에서 재단하게 된 것 같다"며 "태양광 사업이 계속 늘어나게 되는데 오히려 줄었다. 이렇게 괴롭혀서 해외 기업들도 철수해 버리고 국내 기업들도 포기하는 일은 없을까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호남 방문에 앞서 이 후보는 "AI(인공지능), 에너지 산업과 농생명이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메가시티, 새로운 호남 시대를 열겠다"며 △국가 인공지능(AI) 컴퓨팅센터(광주) △제3 금융중심지(전주) △이차전지 특화단지(새만금) △수소환원제철 전환(광양) △전기선박 산업 중심지(목포) 조성 등을 담은 호남권 발전 청사진을 내놨다. 그는 ‘가만히 생각건대, 호남은 국가의 보루이다(竊想湖南國家之保障: 절상호남국가지보장)’라는 이순신 장군 어록을 인용하며 호남 표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민주당 심장'부를 집중 공략하는 이유는 '텃밭' 호남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남은 수도권 경선 결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지난 2022년 대선 경선 당시 광주·전남에서 46.95%를 득표해 47.12%를 기록한 이낙연 후보에게 유일하게 패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독주 체제에서 '전략 투표'를 하는 호남 당원들이 경선 투표에 대거 불참할 가능성도 높다. 호남 지역 권리당원은 전체 112만 3383명의 33%인 37만 1105명에 달한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호남 경선의 온라인 투표율은 20%대에 그쳤다. 지난 충청(56.87%)과 영남(70.88%) 경선 총 투표율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호남 민심이 이재명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좋은 건 아니고, 또 이 후보가 압도적으로 앞서는 상황이라 이번 호남 경선에서 책임 당원 투표율 자체가 높지는 않을 걸로 예상한다"면서도 "경선 투표율이 낮더라도 이 후보가 최종 선택을 받게 된다면 호남 민심은 결국 본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힘을 실어 줄 거다. 걱정 안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