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맥도날드가 지난해 운영권과 지분을 넘기고 8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미국 본사를 떠나며 로열티 수수료 지급 부담이 줄고 자산 매각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한 영향이다. 맥도날드는 오는 2030년 500호점 출점을 목표로 성장세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17억원, 순이익 115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는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이 기간 매출은 1조25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증가, 가맹점 포함 매출은 1조4090억원으로 4년 연속 최대 성과다.
맥도날드가 작년 흑자 전환한 건 자산 포트폴리오 재구성과 내부 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체질 개선 및 비용 절감으로 경영 효율성이 높아진 영향이다. 특히 작년 로열티 지출이 줄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중동 기업 카말 알 마나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후 운영권을 넘겼다. 알 마나 그룹은 작년 9월부터 국내 400여개의 매장(가맹점 55개)을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미국 본사와의 마스터 라이선스 계약이 해지돼 로열티 지급을 하지 않게 됐다.
그동안 한국맥도날드는 마스터 라이센스 계약에 따라 미국 본사에 순매출의 5%인 로열티(상표권)를 지급했다. 또 신규 매장을 열 때마다 정액기술료 4만5000달러(6400만원)를 지불했다. 매장 확대를 통해 매출 규모가 늘어나더라도 본사로의 지출이 불어나는 구조인 셈이다.
실제 맥도날드 본사 지급 로열티는 2019년 462억원에서 2023년 685억원으로 매년 늘어났다. 다만 작년 최대주주였던 미국 본사가 한국맥도날드 지분 100%를 매각하면서 로열티 금액이 감소했다. 지난해 9월 말 본사와의 관계 종료 시점까지 발생한 로열티는 530억원이다.
현재 한국맥도날드 지분은 보헤미아인베스트먼트(Bohemia Investment Pte. Ltd.) 60%, 팰리스케이인베스트먼트(Palace K Investment Pte. Ltd.) 35%, 비져너리컨설턴츠(Visionary Consultants FZC) 5%를 보유하고 있다. 운영권을 가진 카말 알마나는 최상위 지배자다.
더욱이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맥도날드 청담DT점이 입점한 서울 강남 건물과 토지 등을 매각하며 자산 포트폴리오를 정비했다. 법인 자산 매각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엠씨디코리아알이 유한회사는 지난해 유형자산 처분을 통해 1281억원의 영업외수익을 올렸다.
작년 흑자 전환해 성과를 낸 한국맥도날드는 알마나 그룹과의 성장 시너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오는 2030년 매장 500호점 출점을 목표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의 경영 성과를 높이 평가해 지난해 파트너십 체결 후에도 김기원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김기원 대표는 지난 2020년 4월 한국맥도날드 마케팅 상무로 합류해 로컬 소싱 프로젝트 '한국의 맛(Taste of Korea)' 프로젝트 시작을 주도했다. 이듬해 5월 대표이사 취임 후 드라이브스루(DT) 매장을 늘리며 매출 및 수익성 개선 작업에 힘썼다. 이에 한국맥도날드는 2023년 국내 진출 이래 최초로 매출 1조원 돌파, 올해까지도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 중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고객 선호를 반영한 메뉴 개발 및 서비스 품질 향상과 전략적인 신규 매장 출점 및 리뉴얼을 통해 매출이 확대됐다"며 "고객 중심 활동과 국내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주효했다. 한국의 맛 프로젝트와 맥런치, 해피스낵 등 가성비 메뉴 플랫폼 강화 및 M오더 등 디지털 고객 편의성 증대 등이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