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 공사 자금 댄 기업 초청 ‘호화 만찬’···“이해충돌” 지적

2025-10-1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자국 대기업 대표 및 억만장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15일(현지시간) 호화 만찬을 열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본인 숙원 사업인 백악관 연회장 새단장에 후원금을 기부한 데 대한 감사 차원으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약 130명의 주요 기업 대표, 재력가 등을 초청해 만찬을 열었다.

초청 기업인 명단엔 MS, 메타, 구글, 아마존, 애플, 팔란티어 등 기술 대기업과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대표, 석유재벌 해럴드 햄 콘티넨탈리소스 창립자 등이 포함됐다. 행사 초청장에는 “웅장한 백악관 연회장 건립을 위한” 만찬이란 글귀가 적혔다고 WSJ는 전했다.

행사 참석자들은 흰 꽃과 긴 촛대로 장식된 테이블에 앉아 샴페인, 와인을 마셨다. 음식은 금테로 두른 접시에 제공됐다. 메뉴는 토마토 판자넬라 샐러드, 비프 웰링턴, 배·시나몬 크럼블 디저트, 버터스카치 아이스크림 등이었다.

연회장 단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소원이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연회장 건설을 제안한 바 있으나 거절당한 적이 있다.

새 연회장은 백악관 이스트룸이 위치한 부지에 건설될 예정이다. 규모는 약 8400㎡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을 개최할 수 있을 만큼” 크고 방탄유리를 갖출 것이라며 “이 정도 규모의 사업은 전례가 없다”고 소개했다. 연회장 단장 비용은 2억5000만 달러(약 3500억원)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사 자금이 조속히 조달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클레어 핑켈스틴 펜실베이니아대 법학 교수는 “(만찬에) 초대받은 기업 중 참석하지 않거나 기부하지 않는 기업은 이제 트럼프 행정부의 신임을 잃을 것임을 알게 됐다”고 WSJ에 말했다. 기업 등이 의무에도 없는 부담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공직윤리 문제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아마존, 록히드마틴, 팔란티어 등 이날 초청된 다수 기업은 미 연방정부와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 상태”라며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짚었다. 일부 기업은 연방정부의 소송 상대다.

건설 자금 조달 방식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번 모금액은 국립공원관리청과 협력하는 비영리 단체 ‘내셔널몰 신탁’에 전달됐는데, 비영리 단체는 기부자 공개 의무가 없어 선거 기부금 등과 비교할 때 투명성이 떨어진다고 WP는 짚었다.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수천명 공무원이 급여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호화 만찬은 시점상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로즈메리 보글린 민주당전국위원회(DNC) 공보 책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종식을 위한 합의는 이루지 못한 채 부유한 친구들, 기부자들과 만찬에 열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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