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중요한 건 남은 다섯 팀을 위해 공정하게 경기에 임하는 것이다.”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파이널 라운드 미디어데이. 조기 우승을 확정한 전북 현대 거스 포옛 감독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이었다. 우승팀의 남은 경기 운영이 다른 팀들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 경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그의 입장이 관심사였다.
포옛 감독은 공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다른 팀들은 순위가 정해지지 않았는데 우리가 다른 팀 순위 싸움에 개입할 생각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파격적인 실험 가능성을 묻는 말에도 선을 그었다. “코리아컵 결승도 준비해야 하고 선수들 동기부여도 해야 한다. 파격적인 선수 기용은 없을 것이다.” N팀(2군) 선수를 대거 기용하거나 완전히 다른 스쿼드를 내보내는 일은 없다는 뜻이다.
다만 “한두 자리 정도 선수 변화를 가져갈 것”이라며 내년 시즌 구상을 위한 체크는 하겠다는 여지를 남겼다. “그 선수들이 충분히 선발로 뛸 만한 자격이 돼 있다. 지금부터 다음 시즌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포옛 감독과 함께 군팀 역대 최고 성적을 노리는 김천 상무 정정용 감독, 창단 첫 파이널A 진출을 이뤄낸 대전 하나시티즌 황선홍 감독이 한자리에 모였다.
대전의 황선홍 감독은 “이제 ACL 티켓이 지상 과제”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창단 첫 파이널A 진출을 이룬 대전은 최소 차상위 대회인 ACL2 본선 직행이 가능한 2위 확보가 목표다. “어떻게 해서라도 나가야 한다.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파이널A에서 3승 이상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웃음을 자아낸 대목도 있었다. “전북과 광주가 코리아컵 결승에서 맞붙는데, 전북이 이겨야 우리에게 유리하다. 이정효 광주 감독에게는 미안하지만 전북이 더블 우승을 해주길 응원한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파이널B로 떨어진 광주(현재 8위)가 우승하면 K리그에 배정된 ACL 티켓 하나를 가져가게 돼 대전은 윗물에서 더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여야 한다.
김천 상무의 정정용 감독은 “부대를 벗어나 바깥 공기를 쐬기 어려운데 참가 공문을 보내줘서 감사하다”며 현장을 웃겼다. 전북 우승에 대해서는 “우리가 지분이 많다. 1라운드와 33라운드에서 모두 져서 조기 우승을 확정시켰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웃음 뒤에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다. “작년 3위, 올해 2위 목표, 내년은 1위 하겠다.” 군팀 역대 최고 성적은 지난 시즌 3위다.
ACL 출전이 불가능한 군팀의 특성상 선수 동기부여가 과제다. “매년 20~30명이 바뀌고 선임들이 제대하면서 사실상 새 팀이 된다. 파이널 라운드는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동계훈련의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정 감독이 강조한 건 ‘전역 리스크 탈출’이다. “지금 있는 선수들이 경기에서 역할을 보여주면 내년에도 좋은 출발을 할 수 있다”며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황선홍 감독은 김천에서 온 선수들을 거론하며 정 감독의 지도력을 평가했고, 정 감독은 “김봉수가 잘하고 있으니 감귤이나 좀 보내달라”며 화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파이널 라운드는 25일 개막해 11월 30일까지 이어진다. 베스트 멤버로 공정한 경기를 약속한 전북, 군팀 최고 성적을 향한 김천의 도전, 창단 첫 ACL 진출을 꿈꾸는 대전에 포항, 서울, 강원의 티켓 쟁탈전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