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도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선수는 9명이다.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잠실 홈런왕’ 김재환(37)이었다. 김재환은 두산과 맺은 4년 총액 115억원 짜리 계약이 올해로 끝났다. 지난 시즌 타율 0.241에 13홈런 50타점으로 부진한 김재환은 결국 FA 권리를 포기했다. 프랜차이즈 스타 김재환의 잔류는 팀 내 현실적 입지와 팀을 향한 애정, 그리고 멀게는 외부 FA 영입을 노리는 팀 샐러리캡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렇지만 ‘낭만’적인 선택은 아니었다. 두산은 26일 김재환의 보류선수 명단 제외를 발표했다. 두산은 “4년 전 FA 계약 때 포함된 조항으로 FA를 포기한 김재환과 우선 협상했지만 결렬돼 방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의 세계, 김재환 측도 철저한 계산 속에 움직인 셈이다. 김재환의 에이전트는 FA 시장 독과점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리코에이전시다. 두산은 4년 전 타 팀과 경쟁이 붙은 김재환 잔류를 위해 힘썼다. 경쟁팀에 비해 보장 총액이 다소 낮았던 두산은 김재환 측의 요청으로 ‘FA를 포기했을 때 우선 협상하고, 협상이 무산되면 방출한다’는 조항을 넣어 계약을 성사시켰다.
4년이 지나 두산 입장에서는 그 조항으로 인해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김재환이 계약 기간 내에 수준급 활약을 펼쳐 당당하게 FA 신청을 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다면 두산과 아름다운 동행이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김재환은 지난 4년간 타율 0.250 75홈런 260타점 224득점 OPS 0.788(장타율 0.436+출루율 0.352)으로 실망스런 성적을 남겼다. 이번 시즌까지 고전한 김재환은 자신에게 보장된 조항을 활용한 것이다. 두산은 보류선수 신청 마감일인 지난 25일 밤까지 김재환을 잔류시키기 위해 설득했으나 김재환은 거절했다.
4년 간 무려 115억원을 투자한 프랜차이즈 스타와의 이별이다. 직전 시즌 연봉 10억원짜리 선수가 나가는데 두산은 보상금이나 보상선수도 받지 못하게 됐다.
김재환은 FA 권리를 포기하고도 FA가 된 상황이다. 무엇보다 노장 고액연봉 선수 이적의 가장 큰 걸림돌인 보상금이나 보상선수 없이 시장의 선택을 기다릴 수 있게 됐다. 김재환은 B등급 선수로, 만약 FA인 김재환을 영입하는 팀은 보호선수 명단 25인 외 1명과 전년도 연봉 100% 규모의 보상금, 혹은 보상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 200% 보상금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시장이 김재환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타이틀을 포기한 대가가 크지 않을 수 있다. 김재환은 바로 앞 시즌에는 타율 0.283에 29홈런 92타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30대 후반에 접어들며 배트스피드가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스토브리그에서 여전히 장타자의 수요는 없지 않지만, 김재환의 선택지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화려한 커리어를 갖고 있어도 정확성이 크게 떨어진 노장 타자에 대한 매력도도 점차 떨어지는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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