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경쟁은 자본력과 중소기업·소상공인 '포용금융' 지표가 주요 관건이 될 전망이다. 대형주주를 확보하고 사업계획을 짜온 더존뱅크, 한국소호은행, 유뱅크가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앞서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3개사(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는 포용금융보다 성장세에 무게를 뒀다는 점이 그간 지적거리였다. 설립 취지였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보다는 고신용자 위주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우량대출을 늘렸다는 것이다.
올해 10월 공시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일반신용대출 신규취급액 평균 신용점수(KCB 기준)는 867.3점(케이뱅크 807점, 카카오뱅크 900점, 토스뱅크 895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일반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924.8점으로 나타났는데, 케이뱅크를 제외하면 격차가 크지 않다. 통상 KCB기준 860점 이상이면 고신용자로 본다.
인터넷전문은행 대출자산이 가계대출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문제다.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6조원에 달하는 반면,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전체 대출자산 5.6%인 3.9조원에 그쳤다. 이후 본격화된 가계대출 규제 기조 등 영향으로 기업대출 취급액 자체는 증가했으나 이 역시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이 높다.
금융위원회 지적도 이와 비슷하다. 금융위는 이달 제3기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 회의에서 “은행 중소기업대출 중 신용대출 시장은 평가기간(2019년 3월~2023년 12월) 중 오히려 경쟁압력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중소기업대출 시장이 주로 담보·보증 대출에만 집중돼 있으며, 중소기업 신용대출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같은 회의에서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금융수요에 비해 전체 예금취급기관 금융공급규모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지방 여신 취급에 집중하는 상호금융권 역시 담보대출 위주라는 것이다.
금융위는 이 같은 사각지대를 고려해 이번 4인터넷전문은행 심사에서 지방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공급을 중점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은행업계는 이번 심사에서 더존뱅크와 한국소호은행 그리고 유뱅크 간 3파전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지향점이 유사한 만큼 자본력과 실행 가능성이 인가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본다.
더존뱅크 컨소시엄은 더존비즈온이 보유하고 있는 자체 신용평가 모델이 강점이다. 기업 급여관리, 회계 등 전사적 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 공급 기업인 더존비즈온이 주도하고 있다. 국내 ERP 사업자 중 1위로, 더존비즈온이 보유한 중소기업 재무정보 데이터를 활용하면 중소기업 신용평가가 가능해지면서 기업금융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소호은행은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인 '캐시노트'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 KCD(한국신용데이터)가 주축이다. 4월 기준 전국 140만여 사업장이 캐시노트를 사용하고 있어 소상공인이라는 씬파일러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뱅크에는 렌딧(개인신용 중금리 대출 핀테크)·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운영 핀테크)·루닛(의료 AI 기업)·트레블월렛(외환 전문 핀테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현대해상과 같이 개발하는 신용평가모델을 통해 소상공인·노년층·외국인을 겨냥한 은행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 대상 금융 서비스는 지방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수 있어 차별화 지점으로 꼽힌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