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이 올라갈수록 ‘문해력’이 기초 수준 미달인 학생들의 비중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시기에 입학한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은 문해력과 수시력이 모두 1년 전보다 떨어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실시한 학생 문해력‧수리력 진단검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검사에는 초등 4‧6학년, 중2, 고1 학생 9만 4000여 명이 참여했다. 전체 서울 학생의 35% 규모다. 진단검사는 코로나19로 기초학력이 낮아졌다는 지적에 따라 2023년에 도입됐는데, 결과를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학년 올라갈수록 문해력 양극화…고1 7% ‘기초수준 미달’
시교육청은 학년별 검사 결과를 척도점수(1000~2000점)로 환산한 뒤에 수준에 따라 4단계로 분류했다. 1수준은 기초 문해력‧수리력 미도달, 2수준은 기초 수준, 3수준은 보통 이상, 4수준은 우수한 수준이다.
문해력이 가장 낮은 1수준 학생의 비율은 초등학교 4학년은 3.42%였지만, 초6(4.26%), 중2(5.92%), 고1(7.02%) 등 학년이 올라갈수록 증가했다. 문해력 검사에서는 단어나 구절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능력인 어휘력 등을 복합적으로 진단했다.
반대로 문해력이 가장 우수한 4수준의 비중 역시 초4 30.16%에서 고1 52.13%로 늘었다. 상위 학교일수록 학생들 간의 문해력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것이다.
수리력의 경우 학년이 높아질수록 기초역량 미달 비율은 늘고 우수한 수준의 학생 비중은 작아졌다. 특히 고1 학생 중 수리력 기초 이하(1~2수준) 비중은 41.3%에 달했다. 상위 학교로 올라가면서 교실에서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가 늘어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수리력 검사는 수의 개념을 이해하고 사칙계산을 하는 능력부터 도형이나 자료 분석 능력 등을 측정했다.
주소연 서울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문해력은 성장할수록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향상되며 자연스럽게 상향 곡선을 그리지만, 수리력은 누적 학습 체계로 인해 기초역량 수준이 달라진다”고 분석했다. 이어 “수포자가 느는 게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어 맞춤형 학습 지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4 문해력‧수리력 떨어졌다 “코로나19 때 입학 영향”
학년별로는 초등 4학년이 문해력과 수리력 모두 전년보다 부진했다. 초4의 문해력 평균 척도점수는 1452점, 수리력은 1433점이었다. 전년보다 각각 12점, 34점 낮아진 수치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초4는 코로나19 시기 입학한 학생들로 기초역량에도 이런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다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문해력·수리력 평균 수준은 향상됐다. 문해력 평균 척도점수는 초6 1560점, 중2 1657점, 고1 1736점이었다. 수리력은 초6 1521점, 중2 1592점, 고1 1629점이다.
시교육청은 올해 문해력‧수리력 진단검사 대상을 700개교, 약 12만 명까지 확대하고 검사 결과를 학생별 맞춤 학습에 활용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