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첫날, 바이든 정부 행정조치 78개 철회…“미 완전한 회복”

2025-01-21

지지자들 앞에서 ‘퍼포먼스’처럼 행정명령들에 서명

WHO 등 재탈퇴…국경 장벽 건설 재개·난민 입국 중단

의회 폭동 사태 가담자 1500명 사면 ‘정치적 논란’ 예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 직후 착수한 첫 번째 작업은 ‘조 바이든 지우기’로 요약된다. 그는 가치 기반 동맹과 다자주의 협력 틀을 존중하기보다 미국 우선주의, 일방주의 궤도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완전한 회복”을 위한 것이라며 이날 무더기로 서명한 행정명령은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1호 행정명령은 바이든 정부의 행정조치 78개를 철회하는 내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발을 들이기도 전에, 실내경기장 캐피털 원 아레나에 모인 지지자들 앞에서 마치 ‘퍼포먼스’처럼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철회된 행정조치에는 인종·성 차별 방지, 기후변화 대응 등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1기 시대와 결별하고 자유주의 가치를 복원하기 위해 애써온 대표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이전 정부의 파괴적이고 급진적인 행정조치”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가입한 파리기후변화협약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재차 탈퇴 절차를 밟기로 했다. 4년 만에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된 쿠바는 백악관 주인이 바뀌면서 겨우 7일 만에 재지정됐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가 취임 연설에서 거론한 단기 의제 대다수는 바이든 시대의 정책을 뒤집는 것에 불과했다”며 “그는 새로운 황금기를 약속했으나 (실제 정책은) 과거를 떠올리게 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노선을 실행할 행정명령에도 연달아 서명했다.

이민과 관련해선 멕시코·미국 국경에 대한 비상사태 선포와 국경 장벽 건설 재개, 난민 입국 프로그램 중단 조치 등이 포함됐다. 이에 더해 불법으로 체류하는 외국인의 경우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출생시민권’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러한 출생지주의가 걸림돌이 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다만 출생지주의는 미국 수정헌법 14조에 규정돼 있어 법적 논란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 정책을 뒤집고 에너지 개발을 가속하기 위한 조치도 내놨다. 그는 ‘미국 에너지 해방’이란 행정명령을 통해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폐기하기로 했다. 이어 대선 구호였던 ‘드릴, 베이비 드릴(석유를 시추하자)’을 언급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석유와 가스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은 에너지를 전 세계에 수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자신의 지지자들이 벌인 2021년 1월6일 의회 폭동 사태의 가담자 1500여명을 사면하고 14명을 감형하기도 했다. 폭력을 동반한 의사당 점거로 140명이 넘는 경찰이 다쳤던 사태의 엄중함에 비춰보면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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