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빗썸, 나란히 1250억 썼지만…'내실' vs '공세' 엇갈린 전략

2025-11-18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빗썸이 지난 3분기 나란히 1200억 원대 영업비를 집행했지만, 전략은 갈렸다. 두나무가 내부 인프라에 예산을 집중한 반면, 빗썸은 보상형 마케팅에 무게를 두며 외형 확장에 드라이브를 건 모습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나무는 올해 3분기 총 1258억원 영업비용을 지출했다. 전년 동기(833억원)보다 50%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빗썸의 영업비용 역시 1259억 원으로 전년 동기(609억 원)의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비용 구조를 뜯어보면 전략 차이는 뚜렷하다. 두나무는 전체 영업비의 26%에 해당하는 337억원을 급여로 지출했다. 전산운영비(178억 원), 지급수수료(171억 원), 광고선전비(161억 원) 등이 뒤를 이으며 내부 운영 및 서비스 안정화에 방점을 찍었다.

실제 복리후생비와 퇴직급여 등을 포함한 인건비 비중은 전체의 32%를 웃돈다. 높은 인건비 비중은 인력 확충 기조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임직원 수는 2022년 498명에서 2025년 상반기 659명으로 늘며 해마다 50명 안팎을 추가 채용했다. 전산운영비 비중도 14.2%에 이르러, 거래량 증가와 서비스 고도화에 대비해 IT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빗썸은 점유율 확보를 위해 영업비의 절반 가까이 마케팅에 쏟아붓고 있다. 총영업비의 44%를 판매촉진비(556억 원), 7.2%를 광고선전비(91억 원)에 각각 투입해 마케팅성 비용만 51%를 웃돈다. 급여 비중은 13.7%(173억 원)에 그쳐 두나무의 절반 수준이다.

빗썸은 내년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조직 슬림화'에도 나서고 있다. 임직원 수가 2024년 상반기 371명에서 2025년 상반기 562명으로 1년 새 200명 가까이 불어나자, 성장 기조에서 효율화 기조로 급히 방향을 튼 모양새다. 지난 7월에는 소위 '인앤아웃' 인사평가제를 도입해 저성과자 60여 명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진행했고, 이 가운데 11명을 제외한 대부분이 퇴직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은 점유율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빗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대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3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날 코인게코 집계에 따르면 24시간 거래대금 기준 빗썸 점유율은 32%, 업비트는 63%로 나타났다. 지난 9월 초에는 업비트에 상장되지 않은 월드코인(WLD)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일시적으로 빗썸 점유율이 40% 선까지 치솟기도 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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