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혐의 받던 스웨덴 고위 외교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

2025-05-17

지난 11일 체포 후 14일 일단 풀려나

당국 “조사 과정에서 인권침해 없어”

간첩 혐의로 체포된 뒤 조사를 받고 풀려난 스웨덴 고위 외교관 A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스웨덴 외교가에 또다른 충격을 안겼다. 경찰은 A씨의 사망과 관련해 “범죄 혐의가 의심스러운 정황은 없다”고 밝혀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음을 내비쳤다.

16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마리아 말메르 스테네르가드 스웨덴 외교부 장관은 이날 모든 외교관과 더불어 A씨의 사망을 애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A씨의 신상에 관해선 50대 남성이라는 점, 유럽이 아닌 국가에서 최근까지 대사로 재직했다는 점 말고는 대중에 알려진 것이 없는 상태다. 전직 스웨덴 외교장관은 A씨에 대해 “외교부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 매우 실력 있고 유능한 외교관”이라고 평가했다.

A씨는 오랜 기간 해외에 있다가 잠시 귀국해 스톡홀름의 자택에 머물던 중 지난 11일 스웨덴 정보 당국에 체포됐다. 그는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보 당국은 A씨를 체포한 상태에서 사흘간 조사한 뒤 지난 14일 일단 석방했다. 그는 조사에서 간첩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A씨의 체포가 며칠 전 토비아스 티버그 스웨덴 국가안보보좌관의 갑작스러운 사임과 관련이 있다는 추측도 내놓는다. 우크라이나,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대사를 지낸 티버그는 지난 8일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에게 국가안보 문제를 자문할 보좌관에 임명됐으나 불과 몇 시간 만에 사임해 그 배경을 놓고 의문이 증폭됐다.

한편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음에 따라 스웨덴 정보 당국의 체포 및 조사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있었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A씨는 변호인에게 ‘체포 당시 과격한 무력 행사가 있었고 몸을 다쳤다’는 취지의 호소를 했다고 한다. 반면 정보 당국은 “체포와 조사는 매우 평화로운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A씨의 변호인은 BBC에 “체포 상태로 조사를 받은 기간 동안 A씨가 학대를 당했는지 여부에 관한 보고서가 수사기관에 제출돼 조사를 시작한 상태”라고 밝혔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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