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전공 불문, AI 필수…대학가 'AI 역량 인증제' 확산”

2025-10-20

인공지능(AI) 역량을 평가·인증하려는 대학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대학마다 마이크로디그리, 경진대회, 디지털 배지 등 다양한 형태로 학생들의 AI 활용 능력을 강화·인증하는 제도를 도입하며, AI 역량 관리 체계가 다층화되고 있다.

대학 관계자들에 따르면 AI는 이제 특정 전공에 한정된 선택 과목이 아니라 모든 학문이 공유해야 할 기본 역량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학들은 비전공자에게도 AI 활용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인증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교육 외연을 넓혀가는 중이다.

대학에서 주목하는 AI 역량은 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기초 코딩, 문제 정의, AI 모델 적용 등 'AI와 전공의 융합형 문제 해결력'이다. 예를 들어 경제학에서는 AI와 머신러닝을 접목한 데이터 기반 프로그래밍 역량, 인문사회 분야에서는 AI를 활용한 창의적 기획·분석 능력이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경제대학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AI 마이크로디그리' 과정은 AI를 기업 경영 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AI 발전 추이에 따라 신기술 분야에서 요구되는 역량을 함께 양성하는 데 목표를 둔다”며 “예를 들어 금융계 플랫폼 비즈니스 분야에서 AI로 데이터 분석이나 프로그래밍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대도 'AI 마이크로디그리 교육과정'을 운영하는데 전공 구분 없이 참여할 수 있으며, 학교 명의의 이수증을 발급한다. AI의 기초·활용·응용으로 이어지는 9~15학점 규모의 트랙으로 구성되는데 파이썬 등 기초 코딩 과목부터 전공 영역에 AI 기술을 융합·적용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설계됐다.

세종대 관계자는 “교육과정 중 식품생명학과의 'AI 푸드테크' 과목을 예로 들면, 식품산업 데이터를 분석하는 최신 AI 기술을 적용하는 사례와 방법을 학습하게 된다”며 “각 전공에서 산업 현장에 맞는 AI 기술을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초기 단계라 통계 데이터는 충분하지 않지만, 관련 교육을 이수한 학생들은 “전공 분야에 AI를 접목해본 경험이 실무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마이크로 디그리를 이수하면 디지털 배지와 같은 인증을 주는데 취업 포트폴리오로도 활용될 수 있어 학생들의 관심도가 늘고 있다”고 했다. 세종대 관계자 역시 “아직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된 단계는 아니지만, 전공과 관계없이 AI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교과형 제도 외에도 창의적 평가 방식을 통해 AI 역량을 강화하는 대학도 있다.

동덕여대는 학교 교화인 '목화'를 AI 기술로 새롭게 구현하는 등 매년 '동덕 생성형 AI 활용 공모전'을 열어 학생들이 AI 도구로 교내 콘텐츠를 직접 제작·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단순한 행사를 넘어 학생들의 AI 활용 능력을 다방면에서 평가하고 공식적으로 인증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는 중이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AI 활용 능력은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길러진다”며 “공모전과 교육과정을 연계해 학생이 직접 만든 결과물로 역량을 증명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대는 지난 9월 '생성형 AI 모델 활용 경진대회'를 열어 학생들이 챗GPT 등 AI 도구를 활용한 사례를 공모·발표하는 방식으로 AI 활용 능력을 평가했다. 수상자는 AI 역량 포트폴리오로 이를 활용할 수 있다.

전문대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과학기술대는 디지털 배지 기반의 AI 인증제를 도입해, 이수한 교과를 시각화된 'AI 배지'를 학생에게 부여한다. AI 트랙은 AI 프로그래밍을 기반으로 데이터 처리 모델을 다양한 상황에 적용하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 과정이다.

경기과기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AI 학습 능력을 인증해 취업에 도움이 되도록 운영하고 있다”며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산업 변화에 맞춰 교과를 조정하고, 향후 배지 표기 방식도 개선해 학생들이 AI 역량을 보다 체계적이고 공식적으로 어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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