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 감사에 출석해 “올해 성장률이 (전년 대비) 2.2∼2.3% 정도로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조정에 대해 “2.4%(한은 기존 전망치)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다.
그는 3분기 성장률(전 분기 대비 0.1%)이 한은의 예측을 크게 밑돈 것에 대해선, 수출입 통계에 사용되는 물량과 가격 기준의 차이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총재는 “금액 기준으로 봐서는 수출이 안 떨어졌는데, 수량을 기준으로 떨어졌다”며 “자동차 파업 등 일시적 요인과 화학제품ㆍ반도체의 중국과 경쟁 등으로 수량이 안 늘어나는 것 같은데, 원인을 더 분석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가격 변동 요인을 제외한 수출 물량을 기준으로 실질 GDP상 수출을 측정한다. 반면 정부는 통관 수출액(가격X수출량)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 때문에 관세청이 집계하는 수출액 통계를 보면 지난 3분기 수출액은 1737억6100만 달러로, 지난 2분기보다 1.4% 증가했다. 전 분기보다 수출이 0.4% 감소한 한은의 실질 GDP 통계와는 방향이 다르다. 〈중앙일보 10월29일 B2면 참조〉
여야 의원들의 실제 성장률과 전망치의 ‘오차’ 관련 지적에는 “보다 정치(精緻)하게 노력하겠다”면서도 ”다만 올해 연초와 지금 미국 성장률 전망치가 1.5%에서 2.8%로, 일본의 전망치도 1%에서 0.3%로 바뀐 것과 비교하면 (전망 오차 수준이) 크게 나쁘지 않다“고 해명했다.
다음 달 28일 기준금리 결정 방향에 대해서는 ”금리 결정할 때 하나의 변수만 보지 않고 종합적으로 보는데, 우선 미국 대선과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금리 결정으로 경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보겠다“며 ”아울러 이후 달러(가치)가 어떻게 될지, 수출 등 내년 경제 전망과 거시안전성 정책이 부동산ㆍ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등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