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정책 뒤집을 가능성에…"美국채 금리 6%대 온다" 전망도

2025-01-1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쏟아낼 각종 정책으로 인해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변동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증시는 물론 채권, 환율 시장의 변동 폭이 커질 경우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정책도 예고한 경로를 벗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가 ‘친(親) 가상자산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취임을 앞두고 출시한 자체 밈 코인은 폭발적으로 오르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23~24일 열리는 금융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트럼프 취임 이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금리를 동결할 예정이다. 현재 일본은행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정책 위원 중 절반 이상이 지난해 7월에 이어 이번 회의에서 추가 인상에 찬성하고 있지만 트럼프 취임 변수가 남았다는 설명이다. 통신은 “광범위한 관세는 일본을 포함한 미국 주요 무역 파트너의 주요 우려 사항”이라며 “트럼프는 2기 행정부 첫날에 일련의 행정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본은행 관계자는 “트럼프 취임 뒤 시장이 크게 요동치면 금리를 인상할 여건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BOJ의 금리 결정은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 금융시장에 위험신호다. BOJ가 금리를 인상할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수요로 미국 증시에서 매도세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BOJ가 트럼프 취임 후 금융시장 변동성으로 인상을 미루게 된다면 트럼프 정책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취임 이후 상반기 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행보가 뒤집힐 가능성도 거론된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0.25%포인트의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차기 행정부) 정책에 따른 경제 여파와 관련해 조건부의 추정치를 전망에 포함하기 시작했다”며 추후 동결 가능성을 알렸다. 이와 관련해 배리 아이컨그린 UC버클리 교수는 “트럼프가 내세운 관세 부과와 대규모 재정적자 탓에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 금리는 오직 한 방향, 상승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폴 크루그먼 뉴욕대 교수도 연준의 “다음 행보가 금리 인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낼 경우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추세도 멈출 수 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에 따른 통화 불안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주요국 중앙은행은 이미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금리를 동결하며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영국중앙은행인 BOE는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4.75%로 동결하면서 “차기 미 행정부는 글로벌 무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식으로 관세 인상을 제안했고 이는 영국 경제에 직간접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대만 중앙은행도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2.0%로 3회 연속 동결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무역 정책이 내년 대만 경제 성장에 중요한 변수라고 꼽았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나 달러 지수가 현재 수준에서 더 오를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른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최근 4.8%를 기록한 뒤 현재 4.6%대다. 이 정도 금리 수준은 2000년 이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과 긴축이 한창이던 2023년 10월이 유일하다. 110선을 넘나드는 달러 지수 역시 마찬가지다. HSBC자산관리는 “지금 시장은 낙관적 전망을 선호하면서 고금리가 더 오래(higher for longer) 지속되는 시나리오는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월가 투자은행(IB)인 티로프라이스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올해 6%를 기록할 수 있다고 봤다.

이런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대선 유세 당시부터 ‘친가상자산 대통령’을 표방했던 당선인이 ‘오피셜 트럼프(OFFICIAL TRUMP)’라는 자체 밈 코인을 출시하면서 업계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하늘을 찌르는 모습이다. 실제 세계 주요 거래소에서 18일 6.24달러에 거래되기 시작한 이 밈 코인은 한국시간 19일 오후 5시 50분 기준 830% 오른 58달러에 거래되는 중이다. 시가총액은 113억 달러(약 16조 5000억 원)에 이른다. 폭스비즈니스는 이 코인이 출시 당시 몇 센트에 불과했지만 33.87달러로 오를 때 상승률이 이미 1만 8000%에 달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코인을 발행하고 코인 상승에 따른 이익 상당 부분이 트럼프 그룹에 귀속돼 이해 상충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이 코인의 유통량 80%는 당선인의 차남 에릭이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는 ‘트럼프 그룹(Trump Organization)’의 계열사 2곳(파이트파이트파이트 및 CIC디지털)이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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