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민간아파트 제로에너지 인증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건설사들은 저마다 제로에너지 인증을 충족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오는 6월부터 연면적 1000㎡ 이상 민간건축물 및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제로에너지 인증 의무화를 시행한다.
제로에너지 건축물이란 신재생에너지 시설이나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설치해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할 수 있게 설계된 건물을 말한다. 건축물의 에너지자립률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눠 인증하는데 현재까지는 공공건물(1000㎡ 이상)과 공공아파트(30가구 이상)에만 5등급 인증을 의무화했다. 2030년에는 민간부문도 500㎡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정부가 지난 2021년 10월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의하면 건축물 부문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2018년 대비 88.1%가량 줄여야 한다.
민간건축물의 제로에너지 인증 확대로 인해 주택 공사비 상승은 불가피하게 됐다. 5등급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단열 성능과 신재생에너지 활용도를 더 높여 아파트를 건설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태양광 패널은 옥상은 물론 벽면에도 설치해야 한다. 국토부는 전용면적 84㎡ 기준 가구당 약 130만 원의 공사비가 오를 것으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토부 추정액의 2배 가량까지도 예상하고 있다. 어쨌든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아파트 분양가 인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제로에너지 건축 인증이 건설업계의 새로운 시장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부는 2030년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의무화 로드맵이 100% 이행될 경우 93조~107조 원, 2050년에는 180조4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설사들로서는 공사비 절감과 신사업 확보를 위해서라도 제로에너지 건축 관련 기술개발에 힘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4년 11월 ‘그린스마트 이노베이션 센터(GSIC)’를 설립해 에너지 절감 기술을 개발 중이다. 2015년 준공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는 국내 최초의 ‘제로 에너지 빌딩 시범단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엡스코어·스탠다드에너지와 협력해 지난해 말 ‘건물일체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BIPV)’과 ‘바나듐 이온 배터리 에너지 저장 장치(VIB ESS)’를 본사 사옥에 시범 적용했다. BIPV는 건물 외벽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외장재다. VIB ESS는 물 기반 전해액을 사용해 발화 위험성을 차단하고 긴 수명과 높은 충전 효율이 특징인 타일 형태 배터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한솔테크닉스와 함께 시공 중 발생하는 탄소와 전기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태양광 발전 기술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