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차 코미디언이자 10년 차 기업인 송은이가 자신을 둘러싼 ‘100억 CEO’ 수식어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지난 30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게스트로 출연한 송은이는 오랜 절친인 MC 유재석과 함께 방송 인생과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재석은 “‘우리만의 판을 만들어보자’던 작은 아이디어가 직원 50명의 콘텐츠 회사로 커졌다. 내 친구 송은이다”고 소개했고, 송은이도 “32년 차 코미디언이자 10년 차 기업인 송은이다”며 인사를 건넸다.
이날 유재석은 송은이의 회사 ‘비보’가 엔터테인먼트 전문 기업 ‘시소’로 확장 중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이제는 CEO 이미지가 더 강하다”고 칭찬했다. 이어 “상암동에 건물도 갖고 있지 않냐. ‘100억 CEO 송은이’라는 제목의 기사도 많다”고 언급했다.

이에 송은이는 유재석을 가리키며 “조 단위 자산을 가진 분이 있는데, 100억이라는 표현은 좀 민망하다”며 손사래를 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100억은 어디서 나온 얘기인지 모르겠다. 저는 100억이 없다. 다만 기분 나쁘지 않아서 그냥 내버려뒀다”고 덧붙였다.
조세호가 “제보에 의하면 상암동 사옥이 70억 잭팟이 터졌다고 들었다”며 이야기를 꺼내자, 송은이는 “시세 같은 걸 알아보지 않고, 부동산 투자 차원이 아닌 콘텐츠를 마음 놓고 찍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며 “건물 전체 어디서든 촬영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마음으로 시설에 투자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송은이는 회사 설립 당시를 회상하며 “한창 활동하다가 어느 순간 모든 방송에서 사라졌는데, 그걸 1년이 지나서야 깨달았다”며 “개편 때마다 부르면 가겠지 했는데, 돌아보니 백수가 되어 있더라. 마침, 뉴미디어에 눈을 돌리게 됐고, 편집도 배우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이 길로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경영자로서 겪은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송은이는 “초창기엔 제가 통장을 보면서 직접 월급 이체를 했는데, 한 번은 28일 월급날을 놓쳐서 30일에 보낸 적도 있다. 다들 말은 안 해도 엄청 싫었을 것”이라며 “그다음 달엔 자동이체로 두 번 보내버린 적이 있다. 아무도 말 안 하길래 ‘다음 달 걸 당겨 받자’해서 돌려받았다”고 털어놨다.
방송인에서 CEO로, ‘판을 만드는 사람’으로 변신한 송은이. 그는 “콘텐츠를 마음껏 만들 수 있는 환경이 가장 중요했다”며 앞으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업과 콘텐츠 제작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1973년생인 송은이는 1993년 KBS 특채 개그맨으로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현재는 방송 활동과 함께 콘텐츠 제작사 ‘컨텐츠랩 비보’와 연예 기획사 ‘미디어랩 시소’의 대표로도 활발히 일하고 있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jis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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