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자마자 대국민 담화, 국무위원 간담회, 산불 현장 방문
총리실 "재난·외교·안보·통상에 중점"…마은혁 임명 여부 관심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4일 직무 복귀 직후 영남권을 중심으로 번지는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서울공관에 머무르던 한 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가 자신에 대한 탄핵 심판을 기각한 직후 공관에서 현안 보고를 받고 곧장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했다.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된 이후 87일 만이다.
한 대행은 청사 1층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오후에 (산불 사태로) 고통을 받고 계신 분들을 뵐 것"이라면서 사망자의 유족들에게는 직접 손으로 쓴 위로 편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경남 산청 등 영남권 일대를 중심으로 동시다발 산불이 번지면서 진화 대원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현재 무엇보다도 가장 시급한 사안이 영남권 산불 진화인 만큼,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아 진화 상황을 점검하고 이재민을 위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 대행은 이날 출근길에 지정학적 대변혁의 시대에 대한민국의 발전 방안, 정치권의 대립 완화 또한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집무실로 올라간 한 대행은 곧장 안보·치안 유지와 관련 긴급 지시를 내렸다.

또 자신을 대신해 그동안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했던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약 30분간 면담했다.
이어 국익 확보에 모든 역량을 쏟겠다는 다짐과 여야의 초당적 협조 당부를 골자로 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이후 국무위원들과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졌다.
한 대행은 이 자리에서 "정부가 아무리 어려운 여건에 놓여 있다고 해도 대한민국이 처한 대내외적 위기를 생각하면 우리 국무위원들이 매 순간 심기일전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민생과 직결된 주요 현안을 속도감 있게 진척시키는 것이 내각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한 권한대행은 재난·외교·안보·통상에 중점을 두고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추후 산불 사태가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면 한 대행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안보 상황을 점검하고, 미국발 안보·통상 압박의 돌파구를 모색하는 데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초대 통상교섭본부장과 주미 대사를 지낸 한 대행은 직무 정지 기간 미국의 관세 부과와 글로벌 무역전쟁 이슈에 관한 연구보고서 등을 탐독하는 등 미국의 통상 압력에 대처할 방안을 숙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 대행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여부도 관심 사안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해 12월 27일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등 5가지 사유를 들어 한 대행을 탄핵 소추안을 가결했던 바 있다.
야당은 그동안 권한대행직을 수행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서도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지난 21일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상태다.
한 대행은 이날 출근길에 마 후보자의 임명 여부에 관해 묻자 "이제 곧 또 뵙겠다"면서 의미 있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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