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아들 사진 한 장 없었다, 하늘 날던 기장의 쓸쓸한 추락

2025-04-07

외모와 건강으로 ‘노인’을 짐작할 순 있겠지만, 나이로는 노인을 구분할 수 없는 세상이다.

60대라고 해도 중년쯤으로 여겨지는 이가 많다.

60대를 할아버지라고 하지도 않는다.

결혼이 늦어지고 자식도 늦게 가지니 60대 초에 손주를 보는 이들도 적다.

그러니 단어 원래 뜻 그대로 ‘할아버지’가 되는 일은 점점 미뤄진다.

이번 현장은 20대 후반 아들이 60대 초반 아버지의 고독사 유품정리를 의뢰한 건이다.

그의 부모는 10년 전에 이혼했다.

부모님 이혼 뒤 자신도 성인이 돼 혼자 자취를 시작했다.

세 식구가 전부 제각각 따로 살게 된 셈이었다.

아버지는 숨진 지 일주일 만에 발견됐다.

그는 대형 항공사 기장 출신이었다.

집안 곳곳에는 모형 항공기가 전시돼 있었다.

해외를 자주 다니는 직업이다 보니 외국에서 사모은 물건이 많았다.

그 세대의 취향 때문인지, 군 출신이라서 그랬는지 특히 미군 용품들이 많았다.

수많은 장식품들을 보자니 본인 경력과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비록 결혼은 실패했지만 커리어는 성공적이었다는 ‘항변’ 같기도 했다.

그런데 그의 긍지가 담긴 ‘전시관’에 자식에 대한 추억은 전혀 진열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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