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골프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매년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다. 다른 메이저 대회들이 매년 코스를 바꿔가며 열리는 것과 달리 마스터스는 항상 같은 곳에서 열리기 때문에 오거스타 내셔널의 이름은 골프팬들이라면 누구나 알 만큼 잘 알려져 있다.
그러면 오거스타 내셔널은 미국에서 가장 좋은 골프장일까. 결론은 최고의 골프장 가운데 하나인 것은 분명하지만 1등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17일 골프위크와 골프다이제스트의 미국 골프장 순위를 보면 미국 골프장 순위 1위에는 모두 다른 골프장이 올라가 있다.
골프위크가 지난해 6월 발표한 미국 최고의 클래식 코스 순위를 보면 1위는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에 있는 사이프러스 포인트 클럽이었다. 골프위크는 1960년을 기준으로 클래식 코스와 모던 코스로 나눠 순위를 발표하지만 모던 코스 가운데 클래식 코스 상위 5개 골프장 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은 없기 때문에 사이프러스 포인트 클럽을 미국 전체 1위로 보면 된다.
2023년 1위는 뉴저지주 파인힐에 있는 파인밸리 골프클럽이었으나 지난해에는 사이프러스 포인트 클럽이 파인밸리를 2위로 밀어내고 한 계단 상승했다. 한국 골프팬들에게는 페블비치에 있는 골프장 가운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그니처 대회 AT&T 페블비치 프로암이 열리는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가 유명하지만 골프장 순위는 3㎞ 가량 떨어져 있는 사이프러스 포인트 클럽이 더 높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3위였다.
골프다이제스트는 2023년 5월 발표한 미국 골프장 순위에서 파인밸리 골프클럽을 1위에 올렸다. 골프다이제스트는 격년으로 미국과 세계의 골프장 순위를 번갈아 발표한다.
골프다이제스트 순위에서는 오거스타 내셔널이 2위, 사이프러스 포인트 클럽은 3위에 자리했다.
오거스타 내셔널과 사이프러스 포인트 클럽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유명한 골프 코스 설계자인 앨리스터 맥켄지가 설계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맥켄지는 1928년 개장한 사이프러스 포인트 클럽을 설계했고, 이 곳을 둘러본 ‘골프 성인’ 보비 존스가 그에게 함께 코스를 만들자고 제안해 1932년 오거스타 내셔널을 건설했다.
파인밸리 골프클럽은 호텔 사업가이자 골프장 건축가인 조지 크럼프의 설계로 1914년 개장했다. 이 곳은 개장 당시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골프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