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가 오는 3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캠프 훈련에 돌입한다. 이범호 KIA 감독은 고강도 체력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는 올 시즌 전반기 선전했지만, 후반기 들어 크게 무너지며 결국 8위로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불펜 집단 붕괴가 가장 뼈아팠지만, 야수진 역사 공·수 모두 지표가 떨어졌다. 팀 타율이 전반기 0.261에서 0.253으로, 팀 OPS는 0.745에서 0.716으로 내려갔다. 그러잖아도 많았던 실책도 시즌 막바지로 가면서 더 많아졌다. 전반기 KIA 실책은 경기당 0.78개였는데 후반기 들어서는 0.96개로 치솟았다. 매 경기 1개씩 실책이 나온 셈이다.
이 감독은 체력 저하를 후반기 몰락의 주원인으로 짚었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스윙이 무뎌졌고, 수비 집중력 또한 흔들렸다는 진단이다. 전반기 ‘함평 타이거즈’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백업 자원들이 기대 이상 활약을 했지만, 대부분 풀시즌 경험이 떨어지다 보니 후반기 체력 부담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키나와 캠프 우선 과제도 체력 강화로 잡았다. 이 감독은 최근 통화에서 “초반 70~80경기까지는 굉장히 좋은 페이스로 갔는데 후반기 들어서 무너졌다. 젊은 선수들이 훈련량도 훈련량이고 체력적인 면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오키나와 캠프 우선 과제도 체력 강화로 잡았다. 이 감독은 “러닝이나 수비 훈련 양을 많이 가져가면서, 타격보다도 체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스케줄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상대적으로 훈련양이 부족했다는 아쉬움도 묻어있다. 지난해 KIA는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이후 여러 일정이 이어지면서 다른 구단들에 비해 훈련 양이 부족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 감독은 “이번에 훈련 양을 많이 가져가려 하는 것도 지난해 놓쳤던 부분을 반복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부족했던 걸 올해는 다 채워서, 내년에는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저부터 선수 한 명, 한 명이 다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강도 훈련은 젊은 선수들 위주인 마무리캠프 뿐 아니라 내년 봄 전지훈련 때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 감독은 “고참들과도 이미 얘기를 나눴다. 내년에는 누구 하나 정해놓지 않고, 가장 좋은 선수를 쓸 작정이다. 젊은 선수들에게는 굉장한 기회가 될 것이고, 고참들은 또 자기 자리를 지켜야 하는 시즌이 될 것”이라면서 “여러 면으로 선수들이 강도 높은 훈련에 대해 마음을 딱 먹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KIA는 지난해 통합 우승에서 올해 시즌 8위로 추락했지만, 오선우·윤도현 등 신예들이 1군에서 활약하며 경험치를 쌓았다는 건 소득이다. 사령탑은 이들이 시즌 내내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체력까지 갖춘다면 더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이 감독은 “그런 기대가 있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을 더 훈련시키려 한다”면서 “훈련이야 당연히 고되겠지만, 올해 왜 우리가 힘든 시즌을 보냈는지 선수 각자가 고민하고 고된 훈련도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