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남 배우로 상업적 성공...감독으로도 수작 남겨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배우이자 감독, 그리고 독립영화의 대부로 불렸던 로버트 레드퍼드가 16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세. 세계 영화계는 물론 정치·문화계 전반에서 그의 업적을 기리며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NYT 등 미 언론은 그를 '할리우드 대표 미남 배우'로, 또 선댄스영화제 창립자이자 환경운동가로 기억하며 다채로운 족적을 조명했다. CNN은 “아카데미 수상 감독이자 할리우드 톱스타였지만, 소중히 여기는 대의를 위해 헌신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지난 반세기 동안 배우, 제작자, 감독으로 활동하며 오스카 후보에 네 차례 올랐고 공로상도 수상한 그는 극소수의 영화 아이콘 가운데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의 작품들은 종종 미국 사회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레드퍼드와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은 큰 슬픔을 드러냈다. 제인 폰다는 “그는 내게 큰 의미를 가진 아름다운 사람이었다”며 “그가 상징했던 미국을 위해 계속 싸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메릴 스트리프도 “사자들 중 하나가 떠났다”며 “내 사랑하는 친구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영화계도 그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소니픽처스 톰 로스먼 회장은 “그의 헌신이 없었다면 미국 영화의 스펙트럼은 훨씬 좁았을 것”이라고 밝혔고, 선댄스연구소는 “그의 비전이 세대를 초월해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추모했다.
그가 남긴 흔적은 유타주에도 깊게 남아 있다.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는 “그의 헌신은 유타를 세계와 공유하게 만들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링컨센터 영화관 역시 “떠오르는 영화인들의 지칠 줄 모르는 옹호자”라고 칭송했다.
정치권 인사도 애도의 뜻을 보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그는 환경 보호와 예술 접근성을 옹호하며 새로운 세대에 기회를 제공한 진정한 미국의 아이콘이었다”고 강조했다.
레드퍼드의 별세는 단순히 한 배우의 죽음을 넘어, 영화·문화·환경운동 전반에서 한 시대의 종언을 의미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