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얼굴에 총 쐈던 대학생…10년만에 ‘이 수술’로 새삶 찾았다

2024-11-24

미국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얼굴을 잃은 남성이 안면 이식 수술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CNN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데릭 파프(30)는 기증자의 얼굴 조직 85%를 이식받아 10년 만에 정상적인 삶을 되찾았다.

파프는 미시간주 하버 비치 출신으로 우수한 학업 성적을 보였고 대학 풋볼팀 주장으로 활약했던 모범생이었다. 그러나 2014년 3월 5일, 학업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산탄총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당시 집안 총기 보관함이 열린 것을 발견한 파프의 아버지가 집 주변을 수색하던 중 차고 옆 눈더미에서 의식을 잃은 아들을 발견해 구조했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파프는 다행히 생명은 건졌으나 사고로 얼굴 대부분을 잃었다.

파프는 그날 밤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기억하지 못했으며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코와 입술, 치아, 이마 일부가 손상돼 후각을 상실했으며 코로 호흡하거나 표정 짓는 것도 불가능했다. 음식 섭취도 튜브에 의존해야 했다. 58차례에 걸친 재건 수술에도 한계가 있었다.

희망은 안면 이식 수술이었다. 안면 이식은 뇌사자의 얼굴 조직을 이식받는 고난도 수술로 기증자의 이마부터 턱까지 혈관과 신경, 근육을 분리해 환자의 조직과 연결하는 복잡한 수술이다.

파프의 수술을 맡기로 한 미네소타주 메이요 클리닉 의료진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가상 수술 시뮬레이션으로 9개월간 준비했다. 그러다 지난 2월, 마침내 기증자가 나타나면서 수술이 진행됐다.

50시간 넘게 진행된 대수술에는 80명 이상의 의료진이 투입됐다. 이마 일부와 코, 광대뼈, 치아, 상·하악, 눈꺼풀, 입, 얼굴 근육, 얼굴과 목의 피부를 포함한 광범위한 이식이 이뤄졌다. 의료진은 미세수술을 통해 기증자의 눈물 배출 시스템까지 이식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수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현재 파프의 얼굴은 기증자의 조직을 통해 약 85%가 재건됐다. 그는 10년 만에 정상적인 호흡이 가능해졌고 다양한 감정 표현도 할 수 있게 됐다. 의료진은 수술 후 한 달간 거울을 보지 못하게 하며 심리 상담을 병행했다.

극적이게도 파프가 새 얼굴을 처음 본 날은 지난 3월 5일로 이 날은 10년 전 자신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바로 그날이었다.

다만 파프는 이식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평생 면역 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지속적인 운동과 언어치료도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는 두 번째 기회를 얻은 것에 감사하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파프는 “살아난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앞으로 자살 예방 캠페인에 적극 참여하며 자신의 경험을 다른 이들과 나눌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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