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법 이민 단속에 수사 인력 대거 차출… "범죄수사 부실화 초래"

2025-10-07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이민 단속에 수사 인력을 대거 동원하면서 범죄조직 수사 역량이 대거 약화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백악관이 실적 달성을 압박하면서 국토안보수사국 등에서 고급간부의 퇴직도 잇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 단속 실적 달성이 국토안보수사국(HSI), 세관국경보호국(CBP) 등의 범죄 수사 역량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하루 3000명의 불법 이민자 체포를 목표로 수사인력을 총동원하는 상황이다. 이에 국토안보부(DHS) 산하 이민단속국(ICE) 외에도 HSI, CBP 인력이 다수 차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연방수사국(FBI) 요원까지도 불법이민자 추적 등에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 불법이민 단속 확대가 다른 범죄수사 역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백악관 공보실의 애비게일 잭슨은 “우리의 이민법을 시행하고 불법체류 외국인들을 제거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만드는 중요한 방식 중 하나”라며 “하지만 대통령은 걸으면서 동시에 껌도 씹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 가지 업무를 하면서 다른 업무를 해도 큰 지장이 없다는 맥락의 말이다.

하지만 주요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와 다른 결과가 나온다. WSJ는 시라큐스대가 운영하는 공공기록 데이터베이스 ‘거래기록접근정보센터’(TRAC)로 집계된 자료를 인용해 올해 5∼6월 연방 전문수사기관들이 수사해 검찰로 송치한 사건 건수가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검찰 송치 사건 건수는 법무부 산하 마약단속국(DEA)은 10%, 연방보안관청(USMS)은 13%, 주류·담배·총포 담당국(ATF)은 14% 감소했다.

아동 인신매매 등 강력 범죄 대응력도 심각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은 아동 인신매매 등은 조직 내에서 정보원을 확보하고 신뢰를 쌓으면 현장에서 활동할 시간이 필요한데 요즘은 본업이 아닌 이민단속 업무에 시달리느라 시간을 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HSI가 이같이 본업보다 특수임무에 인력과 장비를 대거 투입하게 되면서 고급 인력의 퇴직도 잇따르는 상황이다. 휴스턴에서 최근 HSI를 퇴직한 고급간부가 최소 6명이며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휴스턴 등에서도 다수의 간부 직원이 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HSI 직원 중 적지 않은 인원이 마약 밀매, 성 착취, 조직범죄 수사 등 원래 업무에서 빠졌다”며 “국경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범죄조직을 수사하는 데에 집중해 온 HSI의 업무에 타격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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