克伐怨慾 不行焉(극벌원욕 불행언)

2025-04-06

‘호승(好勝)’이란 말이 있다. ‘이기기를 좋아한다’는 뜻이다. 본능적인 성취욕을 가진 인간에게 호승의 기질이 있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 그러나 호승의 기질이 지나쳐 합리성을 무시한 채 기어이 이기려고만 하면 어짊(仁)에 이를 수 없다. 자기가 한 일은 다 자랑스럽게 여기고 남에 대해서는 원망을 일삼는다면 역시 어짊에 이를 수 없다. 분에 넘치는 욕심 또한 어짊에 이르는 길이 아니다. 공자는 사람들이 범하기 쉬운 이런 항목들을 정확히 짚어내어 그것을 행하지 않게 함으로써 인을 실천하는 길로 인도했다. 공자가 지금까지도 인류의 스승으로 추앙받는 이유이다.

기어이 이기려 드는 것은 억지일 뿐 결코 자존심이 아니다. 자랑은 오만이고, 원망은 책임전가이며, 욕심은 모든 악의 근원이다. 고집함이 없는 떳떳함, 자랑이 없는 겸손, 남 탓을 안 하는 자기 성찰, 불필요한 욕심을 챙기지 않은 청심(淸心, 맑은 마음)을 갖춘다면 어찌 어진 경지에 이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 스스로의 평화로움이 인(仁)이고, 그 평화로움이 남에게 전해지는 것이 곧 인덕(人德)이다. 인으로 모두가 평화로운 세상! 공자는 그런 세상을 꿈꿨다. 우리도 응당 그런 세상을 꿈꿔야 하리라. 막무가내의 고집부터 사라지기를 간절히 빈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