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성 착취 폭로 핵심 증인 버지니아 주프레, 극단적 선택

2025-04-26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체포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핵심 피해 증언자로 알려진 버지니아 주프레(41)가 세상을 떠났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은 25일(현지시간) 주프레가 호주 서부 퍼스에 있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주프레의 사망과 관련해 타살 등 의심스러운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주프레는 10대 시절 엡스타인의 안마사로 고용돼, 영국 앤드루 왕자 등 주요 인사들과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고 폭로하며 국제적 파장을 일으킨 인물이다. 2019년 엡스타인이 교도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에도, 그의 미성년자 성 착취 범죄를 공론화하는 데 앞장섰다.

2009년 주프레는 엡스타인과 그의 동료였던 길레인 맥스웰을 각각 미성년자 성 착취 및 공모 혐의로 고소했다. 이어 2015년에는 피해 여성 가운데 처음으로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고 직접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주프레에 따르면, 그는 17세이던 2000년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소유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일하던 중 맥스웰의 권유로 엡스타인의 안마사로 일하게 됐다. 그러나 이후 엡스타인과 맥스웰은 그를 부유한 지인들과의 성관계에 강제로 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프레가 당시 미성년자였던 자신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지목한 인물 중에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도 포함돼 충격을 안겼다. 앤드루 왕자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2022년 소송 개시 직전 주프레와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하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또한 주프레가 운영하는 성폭력 피해 지원 단체에도 기부금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주프레는 2002년 태국의 마사지 학교에서 만난 호주인 남성과 결혼해 세 자녀를 두었으며, 2010년 첫딸 출산을 계기로 성 착취 피해 사실을 세상에 공개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주프레는 7세 때 가까운 가족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가출해 위탁 가정을 전전하는 등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엡스타인과 맥스웰이 이러한 처지를 이용해 자신을 성범죄에 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가족은 성명을 통해 "버지니아는 평생 성 착취와 성매매의 희생자로 살아야 했고, 결국 그 고통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성 착취와 성매매에 맞서 싸운 치열한 전사였다"고 덧붙였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