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 웃도는 배당수익률
8배에도 못 미치는 PER
특허 만료 악재 충분히 반영
이 기사는 11월 25일 오후 3시07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미국 뉴저지 주 프린스턴에 본사를 둔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Y)이 크게 저평가된 성장주라는 평가가 나왔다.
30개 이상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견고한 이익 성장과 함께 5%를 웃도는 배당수익률을 제공하는 글로벌 제약사가 7.5배 가량의 주가수익률(PER)에 거래, 제약 섹터 밸류에이션의 평균치인 12.5배를 크게 밑돈다는 얘기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은 11월24일(현지시각) 47.76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연초 이후 약 16% 하락했다. 지난 3년간 업체의 주가는 40% 가량 떨어졌고, 2022년 12월 기록한 고점 81.13달러에서 거의 반토막이 난 상태다.
투자자들이 장기간에 걸쳐 '팔자'로 일관한 데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독점적인 판매권이 소멸하면서 업체의 매출에 커다란 흠집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강세론자들은 특허 만료를 빌미로 한 매도 공세가 지나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인 레블리미드(Revlimid)의 특허가 2022년 만료되면서 판매 실적이 크게 떨어졌지만 새로운 신약과 기존 약품의 적응증 확대 등 적극적인 대응으로 전반적인 수익성은 견고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
3분기 레블리미드의 판매가 전년 동기에 비해 59% 감소했지만 B세포 림프종 치료제인 브레얀지(Breyanzi) 판매가 60% 급증하며 연매출액 1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새로운 모멘텀이 꼬리를 물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레블리미드에 이어 혈액 희석제인 엘리퀴스(Eliquis)와 면역 항암제 옵디보(Opdivo)의 정맥주사 제형이 2028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비관론자들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이 생명 연장 장치에 의존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월가는 지나친 과장이라고 반박한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의 강점은 혈액학과 종양학, 심장학, 면역학, 신경과학 분야에 걸친 30개 이상의 제품 포트폴리오와 광범위한 파이프라인 다각화다. 전체 약품들 가운데 가파른 매출 성장을 보이는 제품의 비중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특허 만료에 따른 충격이 상쇄되고 있다고 강세론자들은 주장한다.

지난 3분기 업체는 122억2000만달러의 매출액과 22억달러, 주당 1.08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순이익률은 18.01%로 집계됐다. 이른바 성장 제품의 매출액이 69억달러를 기록해 전체 매출액의 57%를 차지한 동시에 전년 대비 18% 늘어났다. 같은 기간 레거시 포트폴리오의 매출 감소폭 1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경영진은 두 가지 전략으로 성장 동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이다. 레거시 의약품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치료제 채택을 공격적으로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업체는 특허 만료를 앞둔 옵디보 사업의 30~40%를 새로운 피하주사 제형인 옵디보 큐반틱(Opdivo Qvantig)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경우 옵디보 큐반틱은 특허권을 갖게 된다.
엘리퀴스의 경우 일반 의약품으로 출시되더라도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 환자 직접 프로그램에서 대폭 할인을 제공할 계획이다.
항정신병 치료제 코벤피(Cobenfy)의 초기 성장 가능성도 확실시 된다. 약품은 조현병 치료제로 승인됐고, 알츠하이머로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는 전통적인 항정신성 약물들과 달리 코벤피는 별도의 단백질을 표적으로 해 도파민 시스템의 과활성화를 간접적으로 조절하는 기전을 갖는다. 경영진은 기존 치료제에서 흔히 나타나는 심각한 부작용과 사망률 증가를 막을 수 있는 획기적인 메커니즘이라고 강조한다.
미국 금융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조현병 치료제의 시장 기회는 2031년까지 170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코벤피는 이미 2025년 초 이후 1억5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했고, 의사들이 환자를 전환함에 따라 처방 건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파이퍼 샌들러는 보고서를 내고 "조현병 치료제의 시장 기회를 감안할 때 부정적인 결과로 인한 하방 위험보다 긍정적인 데이터와 관련한 상승 잠재력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임상 3상이 진행중인 신약 프로젝트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의 주가에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도에 따르면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인 애드밀파란트(Admilparant)와 재발 및 불응성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인 메지그도마이드(Mezigdomide)를 포함해 개발 중인 신약의 임상 3상 결과가 2026년 중 발표될 예정이다. 메지그도마이드는 지난 2023~2024년 사이 국내에서도 임상 시험이 진행된 바 있다.
파이퍼 샌들러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에 '비중 확대' 투자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 62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최근 종가 대비 약 30% 상승 가능성을 예고한 수치다.
강세론자들은 특정 약품 한 두 가지만으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의 기업 가치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특허가 만료됐거나 만료를 앞둔 블록버스터 약품을 크게 부각시켜 주가를 끌어내리는 매도 행위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경영진이 포트폴리오를 확대, 다각화하는 동시에 신제품 매출의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며 이익 성장의 영속성과 안정성을 꾀하는 데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최근 분기 업체의 매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로, 투자은행(IB) 업계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영업현금흐름도 기록적인 상승을 나타냈고, 순이익 역시 예상치를 7% 이상 앞질렀다.
경영진은 2025년 연간 매출액 전망치를 475억~480억달러로 높여 잡았다. 월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과 함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 셈이다.
경영진은 2030년까지 10가지의 신약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의약품의 특허 만료에 따른 충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사실 업체가 월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경영진이 보수적인 실적 전망을 제시하는 경향을 보여 장기간에 걸쳐 '어닝 서프라이즈'가 추세적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