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가 선정한 '올해 최고 대용량 세탁기'를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이 싹쓸이하며 세계 최대 프리미엄 시장 내 위상을 재확인했다.
중국 가전 업체가 프리미엄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추격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기술력과 신뢰도에서 아직 격차가 존재한다는 평가다.
26일 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최고 대용량 세탁기를 프론트로더(드럼 세탁기), 탑로더(통돌이), 교반식(봉돌이) 세탁기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선정한 결과 총 9개 중 LG전자 제품이 8개, 삼성전자 제품이 1개였다.
드럼 세탁기 부문의 경우 1∼3위가 LG전자 세탁기였다.
특히 1위로 선정된 LG 트롬세탁기는 전체 114종의 성능 평가 대상 가운데 최고 점수(87점)를 받았다.
컨슈머리포트는 "뛰어난 세탁 성능을 갖췄고, 에너지·물 효율 테스트에서 최고 점수를 획득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드럼 세탁기 판매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신뢰성 평가 5점 만점을 획득했다.
2위에 오른 초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 세탁기도 세련된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으로 호평받았다.
LG전자는 통돌이 세탁기 부문에서도 1∼3위를 차지했다. 선정된 LG 통돌이 세탁기 3종 모두 '그린 초이스' 인증을 획득했다.
컨슈머리포트는 세탁기의 물·에너지 효율성, 브랜드 신뢰도, 세탁 후 세탁물의 상태 등을 두루 시험해 '그린 초이스' 인증을 부여한다.
교반식 세탁기 부문에서는 LG전자가 1∼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삼성전자 제품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북미 시장에 도전 중인 중국의 대표 브랜드 하이센스와 메이디는 이번 평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중국 브랜드 중 유일하게 교반식 세탁기 성능 평가 대상에 선정된 메이디는 종합 58점을 받는 데 그쳤다. 세탁 후 옷감의 상태, 진동 등은 장점으로 꼽혔지만, 브랜드 신뢰도와 소비자 만족도 부문은 아예 점수를 받지 못했다.
2016년 중국 하이얼에 가전 사업 부문을 매각한 제너럴일렉트릭(GE) 역시 이번 평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컨슈머리포트는 제조사로부터 테스트용 제품을 받지 않고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을 직접 구매해 전문가들이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한다. 특히 제품의 성능뿐만 아니라 실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브랜드 신뢰도와 만족도도 포함해 신뢰도가 높다.
컨슈머리포트는 "신뢰성 있는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제품을 천천히 교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장기간에 걸쳐 비용을 절감하고 가전제품의 폐기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중국 기업과 달리 한국 기업이 꾸준히 높은 평가를 받는 것도 오랫동안 미국 소비자에게 인정받아온 신뢰성이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의 경우 컨슈머리포트가 실시하는 가전 브랜드 신뢰성 평가에서 2019년부터 6년 연속 종합 가전(8종) 브랜드 신뢰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LG전자는 대표 프리미엄 가전 시장인 미국에서 복합형 세탁건조기 워시타워와 워시콤보를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최대 규모의 가전 유통업체인 로우스로부터 글로벌 가전기업 중 유일하게 '베스트 파트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23년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점유율 21%와 19%를 각각 기록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땅이 넓은 미국은 고장으로 서비스를 받으려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가전을 고를 때 얼마나 믿을 만한지가 중요하다"며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신뢰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쌓아온 명성은 쉽게 따라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팀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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