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확장현실(XR) 기기 특화 버전이 베일을 벗었다. 삼성전자(005930)가 구글·퀄컴과 이달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XR 헤드셋 ‘무한’(가칭)에서 가장 먼저 치지직 XR 앱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차세대 폼팩터(기기형태)로 부상하는 XR 생태계를 조기에 선점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는 XR 기기 특화 앱인 ‘치지직 XR’을 구글 플레이에 등록했다. 컴퓨터·스마트폰 외에 안드로이드 XR 운영체제 기반 기기에서 라이브 방송 등 치지직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달 출시가 점쳐지는 ‘무한’이 안드로이드 XR 첫 모델인 만큼 이 기기에서 처음으로 치지직 XR 앱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치지직 XR 앱을 통해 네이버 콘텐츠 파급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몰입도가 높은 XR 기기의 특성에 맞춘 전용 콘텐츠를 선보인다. 숏폼 ‘클립’은 가로로 넘겨 보는 형태로 탑재된다. 대세 콘텐츠로 떠오르는 ‘버추얼 스트리머’ 시장도 본격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글로벌 출시 예정인 무한에 탑재되는 만큼 치지직의 해외 영토도 확장될 것으로 예측된다.

네이버는 XR 생태계를 선점해 플랫폼 경쟁력을 한층 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구글 연합군 외에도 애플·메타·바이트댄스 등 빅테크가 뛰어든 XR 시장은 스마트폰 이후 차기 폼팩터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글로벌 XR 시장 규모는 연 평균 28.3% 성장해 2029년 848억 6000만 달러(약 121조 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네이버는 웹과 모바일 시대에 축적한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에서도 리더십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치지직을 시작으로 다양한 네이버 서비스가 XR 생태계에 연동될 것으로 점쳐진다.
네이버의 AI 에이전트 확산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XR기기는 AI 에이전트와 이용자의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기에 적합한 폼팩터로 꼽힌다. 네이버가 치지직을 통해 XR 역량을 쌓을수록 이에 최적화된 에이전트 개발이 가능해진다. 네이버는 텍스트·이미지·오디오·비디오 등 이종 데이터를 통합 이해·생성하는 ‘옴니모달리티(Omnimodality)’ AI 모델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