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대로 WHO·기후변화협정 탈퇴…"美 에너지 수출 늘린다"

2025-01-2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20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와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 재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WHO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타 전 세계 보건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긴급히 요구된 개혁을 실행하지 못했으며, 회원국의 부적절한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WHO는 다른 나라의 부담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금액을 미국에 부당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중국은 인구가 14억명으로 미국의 300%(실제 미국 인구는 2023년 기준 3억3490만명)에 달하지만, WHO에 기여하는 금액은 미국의 90%(실제 2023년 1분기 미국의 분담 규모는 총액의 24.2%, 중국은 12%)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이날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위한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파리 기후변화협정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는 국제협약이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05년 기준치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50~52% 감축하는 목표를 제시했었다.

트럼프는 “나는 즉각 불공정하고 일방적인 파리 기후변화 협정 갈취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여전히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그 물질이 미국으로 날아온다”며 “모두가 다 같이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의미가 없다. 우리는 더 이상 우리 산업을 사보타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집권 1기에 WHO와 파리기후변화협정에 탈퇴한 바 있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각각 탈퇴를 철회하거나 재가입했지만, 트럼프는 대선 기간 내내 예고한대로 집권 2기 첫날에 다시 탈퇴한 것이다.

그간 트럼프는 WHO에 대해선 “친중국적”이란 이유로, 파리 기후변화협정에 대해선 “기후변화는 사기”란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왔다. 파리 기후변화협정의 경우 석유·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수출하려는 트럼프 2기의 에너지 정책과도 관련이 있다. 트럼프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석유·가스 시추 등을 허용할 것”이라며 “우리는 물가를 내리고, 전략 비축유를 채우고, 미국 에너지를 세계에 수출할 것”이라고 한 것도 이런 흐름에서 나온 것이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미국의 관세 인상을 피하려면 미국산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더 구매해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는 “EU가 빨리 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우리 석유와 가스를 구매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관세를 통해 이를 바로잡을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우리 석유와 가스를 구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EU는 미국 자동차나 농산물 등 거의 아무것도 수입하지 않는다. 우리는 EU에 약 3000억 달러(약 432조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EU는 물론이고,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도 미국산 에너지를 수입해 관세 부과를 피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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