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헌의 시와 그림] 벚꽃 추억들

2025-04-10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송선헌 대표원장

1976년 처음 간 창경궁 그리고 쌍계사와 진해의 벚꽃도 좋지만 4월이면 옥천 구읍지나 부모님 산소 가는 37번 국도변 향수호수길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들이 길가를 온통 꽃비로 장식하는데 매년 이골이 날 만도 한데 아직도 속으로만 삭히지만 소정리의 꽃들이 밉다.

흐드러진 꽃들은 다시 제자리로 가는, 화장(火葬)길 열어주는 화로(花路)로, 죽음조차 기쁘게 받아들이는 처절한 꽃말로, 가벼운 짐들을 벗고 벗는 화무(花舞)로, 작은 내 가슴에 불시착했다.

난 이렇게 중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벚꽃은 님과 가장 잘 어울리는, 연분홍빛이 살짝 감도는 흰색의 향기가 거의 나지 않는 꽃, 우이동과 장충단 근처에 수양벚나무를 효종 활의 재료로 쓰기 위해 심었고, 팔만대장경도 대부분 산벚나무이다.

조선시대 꽃구경은 성북동 일대의 복숭아꽃, 일제강점기 이후 벚꽃으로 바뀌고,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의 라스트 씬은 ‘벚꽃은 질 때 제일 아름답다’다.

벚꽃은 꼭 중간고사 기간에 흐드러지게 피어 싱숭생숭했었다.

한국의 벚꽃축제가 벌어지는 공원들 역시 일본산 벚나무 소메이요시노가 많다고, 벚꽃축제는 일본의 하나미(花見, 꽃구경)에서 유래, 화투의 3월도 벚꽃, 사쿠라(桜)는 벚꽃이기도 하면서 SNS에서는 악플러를 말한다.

경주 보문관광지, 속초 설악, 제주 왕벚, 군항제, 여의도, 하동, 대전 테미, 황산공원 벚꽃축제... 봄이면 가벼워지고 싶은 마음에 벚꽃만큼이나 상춘객들이 많다.

1997년 8월 21일에 간 워싱턴 DC 링컨 동상 뒤 타이들 베이슨(Tidal Basin) 언덕길에는 봄이면 만개한 벚꽃 축제가 열리는데 나는 일본에서 받은(1912) 이 나무를 제주도 왕벚나무로 알고 있었다가 산림청 국립수목원이 제주도 왕벚나무는 특산 자생 식물이며, 유전자 분석결과 서로 다르다는 것을 발표(2018)했었다.

제주 왕벚나무를 타케 신부가 발견해 일본으로 보냈고 이에 포리 신부가 귤나무 14그루를 보내 서귀포 면형의 집에 심은(1911) 것이 제주도 귤나무의 시초였다.

이 찬란한 봄!

잎보다 꽃부터 내미는 너, 벚꽃이여

나의 온갖 죄들도 솟아라

그리하여 나를 정화시켜 주거라

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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