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G 2.0 열어 글로벌 법률 허브로 성장시킬 것"
"디엘지의 파트너 중 제가 변호사시험 횟수가 가장 늦은 막내예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파트너들이 저를 대표로 뽑아준 데는 비록 디엘지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성장동력을 좀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스타트업 자문으로 유명한 법무법인 디엘지(DLG)의 공동 매니징파트너로 선임된 안희철 대표변호사는 2015년 제4회 변시에 합격해 올해로 만 10년의 경력을 바라보는 아직 젊은 주자로 분류된다. 그러나 2019년에 디엘지에 합류한 그는 합류 3년 만인 2022년 파트너로 승진하고, 2025년 매니징파트너로 선임되어 초고속 승진의 주인공이 되었다.
플립, 주식보상제도 최다 자문 유명
주로 스타트업 관련 거래에서 활약하는 M&A 변호사로서의 그의 뛰어난 실적을 먼저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안 변호사는 한국에서 스타트업들이 해외진출 또는 투자유치 과정에서 자주 활용하는 플립(Flip) 거래와 회사가 임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부여하는 다양한 주식보상제도 도입과 관련한 자문을 가장 많이 수행하는 변호사 중 한 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다수의 스타트업이 플립 거래 등을 통해 해외에 진출하는 데 자문해왔으며, 스타트업들이 M&A를 통해 대기업 또는 사모펀드 등에 매각되는 거래 역시 그의 손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디엘지가 지난해 수행한 31건의 M&A 거래 중 상당수가 안 변호사가 주도적으로 자문한 케이스라고 한다. 디엘지는 안 변호사의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블룸버그 집계 2024 M&A 리그테이블에서 거래건수 기준 '톱 10'에 들었다.
올해로 설립 9년째를 맞는 법무법인 디엘지의 지휘봉을 잡은 안희철 대표는 'DLG 2.0' 시대를 열겠다고 매니징파트너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디엘지가 주로 스타트업이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이나 PE, 대기업 등을 상대로 자문하는 스타트업 전문 로펌으로 발전해왔는데, 스타트업이나 투자자 등으로부터 높은 명성을 얻고 있는 이 브랜드는 물론 계속 가져가는 거죠. 저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디엘지가 스타트업 등 기업의 조력자를 넘어 법률자문을 통해 기업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성장엔진으로서의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안 대표는 "규제가 있는지 없는지 체크한다거나 또는 '이것은 해도 된다, 안 된다'와 같은 회사에 보호막을 제공하는 법률자문에서 더 발전해 스타트업 등 기업의 전반적인 리스크 매니지먼트까지 책임지면서 기업이 성장하는 데 뭔가 동력을 주는 선제적인 로펌이 되자는 것"이라며 "디엘지를 구성하는 38명의 변호사들은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크로스보더 자문 채널 활성화
또 하나 안 대표가 지향하는 디엘지의 발전 방향은 '디엘지 2.0'의 내포에 들어있다고 할 수도 있는, '글로벌 법률 허브'로의 성장. 안 대표는 "최근에 오픈한 실리콘밸리 사무소를 포함해 디엘지의 해외사무소가 모두 9개로 늘어났다"며 "서울 본사와 이들 해외사무소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스타트업 등의 해외진출, 해외사업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고, 해외투자자의 한국 스타트업 등에 대한 투자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크로스보더 자문 채널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국내 대기업이 지난해 독일에서 개인정보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관련, 디엘지가 조익제 독일변호사 등이 상주하는 프랑크푸르트 사무소와 함께 유럽의 GDPR(개인정보보호규정), 미국의 CPRA 등에 관한 자문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는데, 이러한 해외 비즈니스, 크로스보더 자문을 한층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공저 《스타트업법률가이드》 인기
안희철 대표는 스타트업 자문에 특화해 변호사가 된 지 10년이 채 안 되어 중견 로펌의 매니징파트너가 된 스타트업 변호사의 성공사례로도 유명하다. 그는 변호사 4년차 때인 2018년 변호사들로 구성된 스타트업법률지원단의 창립멤버로 참여해 공동단장을 역임했으며, 그가 주축이 되어 2018년 초판을 낸 데 이어 2020년 2.0으로 버전업 된 《스타트업법률가이드》는 스타트업에 관한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끌었다.
"대한민국이 더 성장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 핵심 인재 10만명이 양성되고 유니콘 스타트업이 100개 이상 탄생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포스텍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서울대 로스쿨을 나온 안 대표는 변호사 일에 대해, "법률적 지식과 방향 제시, 자문을 통해 혁신을 만들어 내고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직업"이라고 고무적으로 접근했다. 스타트업 자문에 특화한 이유도 "전통적인 변호사의 역할을 넘어 혁신을 창출하고 성장동력을 제공하는 적극적인 이노베이터의 역할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리걸타임즈 김덕성 기자(dsconf@legaltimes.co.kr)